73년 역사가 있는 서울 청암교회는 팬데믹까지만 해도 고령화된 ‘그레이 처치’였다. 그런데 팬데믹 후 최근 3년 만에 그레이 처치에서 ‘젊은이 중심’의 교회로 탈바꿈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기적은 교회학교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서 시작됐다. 젊은 성도들이 교회를 정할 때 일반적으로 작용하는 요인은 교회교육이다. 교회들은 다음세대 부흥을 외치면서 정작 교회학교에 투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청암교회는 이 점을 포착했다. 교회학교 교육부서를 통폐합해 부서 역동성을 강화했고 교육부서에 전임 교역자를 세웠다. 프로그램을 보강하면서 시설도 확충했다. ‘세대 통합’을 이루는 교회 교육 등도 진행했다.
이정현 청암교회 목사는 “청년 부흥은 그리 어렵지 않다”며 “담임목사가 청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실제 이들을 위한 일들을 추진하면 된다”고 말했다. 청년부 사역자가 청년부에 매진하도록 근무 환경을 만들고 청년부 예산을 대폭 상향시켜 이들의 사역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이런 사역을 진행하니 청년들은 교회가 청년에게 비전이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렸다”며 “교회 성도들은 최근 청년들로 인해 역동적으로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행복해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성세대의 희생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세대와 청년이 없는 공동체는 비전이 없다. 저출산 비혼 등의 사회적 변화 속에서 다음세대 신앙 전수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한국교회가 회복하려면 청년을 살리고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양육하는 사역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암교회 사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에 소속된 서울포럼(위원장 송성규 목사)이 15일 경기도 남양주 다산중앙교회에서 개최한 13회 포럼에서 발표됐다. 포럼은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과제’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권수경 고신대 교수는 ‘교회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권 교수는 한국교회가 저출산 비혼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청년의 상황에 공감하면서 이들을 바르게 훈련하며 세울 것을 당부했다. 그는 “강단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해 선포한다고 해서 저출산 비혼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행동이 따라야 한다”며 “교회는 결혼과 출산에 대해 성경적 가치관으로 지도하고 청년들이 물질적·환경적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함께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현준 드림교회 목사는 ‘교회의 지속성과 신앙 계승’이라는 제목의 사례발표에서 “‘회심 전도’와 ‘믿음의 가정을 세우는 것’이 교회 보존과 성장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앙을 계승하는 믿음의 가정을 세우고 교회와 가정, 학교가 합심해 다음세대를 진리의 제자로 세우는 것이 교회 위기 시대에 가장 우선적인 사명”이라고 부연했다.
류길상 MAC성품훈련교육개발연구소 목사는 ‘가정에서 신앙 양육과 교회’라는 제목으로 사례발표를 했다. 홈스쿨을 하며 네 명의 자녀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무장시키고 통독 가정예배 암송 등을 하며 신앙 양육을 한 경험을 나눴다. 류 목사는 다음세대의 신앙 전수 방안으로 신앙 양육을 위한 부모의 전문적 교육,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예배와 신앙 훈련 등을 꼽았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