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40대’ 與최고위원 김가람 “내 역할은 3040세대와 호남 공략하는 것”

입력 2023-06-15 16:01 수정 2023-06-15 18:42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최고위원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국민의힘 태영호 전 최고위원 후임으로 선출된 김가람(40) 최고위원은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 리더십을 문제 삼거나 당이 유약하다는 평가가 일부 있는 것은 알지만, 이제 100일이 된 김기현 체제에 그런 평가를 하는 건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 최고위원은 호남 출신 40대 청년 정치인이다. 광주 출생으로 국내 최초로 하몽 국산화에 성공한 식품제조업체를 창업했다. 김 최고위원은 “호남의 40대는 국민의힘의 취약함 그 자체인데 나 같은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지만 여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인 것과 관련해서는 “당이 대통령실에 끌려간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김병민 최고위원은 젊지만 안정적이고,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젊지만 공격적인 사람”이라며 “사회와 문화가 바뀌는 것을 기성세대의 논리로 ‘중량감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석 전 대표가 당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고위원에 도전하게 됐다”며 “당시에는 세대차이로 인해 갈등이 잦았지만 나는 기성세대와 경쟁하고 협업해본 경험을 토대로 세대를 이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최고위원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최고위원에 당선된 소감은.
“호남의 40대는 당의 취약함 그 자체인데 나 같은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한 차례 낙선한 후 재도전하는 것을 두고 욕심부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싫었지만 동시에 과연 그런 시선들은 온당한가에 대한 질문이 들었다. 자리에 대한 욕심보다는 호남 청년의 어떤 간절함이나 의지로 봐 주시길 바랐다. 결과적으로 그런 면들을 좋게 봐 주셔서 당선된 것이 아닌가 싶다.”

-100일을 맞은 김기현 지도부의 성적을 평가한다면.
“김 대표 리더십을 문제 삼거나 당이 유약하다는 평가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평가를 하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 대선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구성된 지도부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과 손발을 잘 맞추는 안정적인 관리형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일부 사람들 성에 안 찰 수도 있지만, 총선을 준비해야 하고 당정이 유기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시점에는 아주 바람직한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실에 당이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당정 불협화음이 안 나오니까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버린 것 같다. 특정 현안에 대해 당정이 모여 회의체를 통해 제대로 잘 헤쳐 나가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지만 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당이 내는 메시지에 설득력이 더 부여돼야 한다. 당이 대통령실에 끌려간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집권 여당에 중요한 건 민생이기 때문에 관련 대국민 홍보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최근 유능한 홍보본부장을 선임한 것도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다.”

-당 지도부에 청년만 3명이 포진돼 있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려는 이해하지만 그렇게만 평가할 수는 없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젊지만 누구보다 안정적이고,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젊지만 날카로운 사람이다. 특정 세대에 가둬 두기보다는 면면을 봐야 한다. 내 역할은 3040세대와 호남을 공략하는 것이다. 당 지도부에 여성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을 반드시 두도록 규정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단순히 기성세대의 논리로 ‘중량감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 대표 청년 정치인인 이준석 전 대표는 어떻게 평가하나.
“부정할 수 없는 긍정적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 청년이 보수당의 대표가 된 것만큼 청년층을 열광시킬 수 있는 것은 없지 않나. 나 같은 경우에도 이 전 대표가 당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최고위원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왜 갈등이 잦았다고 보나.
“어느 한 쪽의 잘못이라고 보긴 어렵다. 세대 차이를 이겨내지 못한 것 아닌가 싶다. 이 전 대표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기성 정치인이 받아들이지 못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호남에서 20대에 사업을 시작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 기성세대와 수도 없이 부딪히면서 성과를 내 왔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2030세대와 5060세대를 이을 준비가 돼 있다.”

-당이 험지인 호남에 출마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나.
“정치란 내가 사는 지역이나 나의 국가가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야 한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은 호남이다. 이곳에서 정치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이다. 당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하겠다. 지도부 일원이 험지 출마를 피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

-호남에서 국민의힘의 입지는 어떤가.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민심과 역행하는 정책을 많이 펼쳐서 등 돌린 지지층이 많다. ‘민주당을 믿었는데 왜 광주에 아직도 복합쇼핑몰이 없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민주당이 광주에서 정치적 논리로 차마 진행하지 못했던 것들을 가열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런 지점을 더 많이 찾아내야 한다.”

박민지 정현수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