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딸 시신 김치통에 숨긴 친모, 징역 7년 6개월

입력 2023-06-15 15:44
15개월 된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김치통에 보관한 친모가 지난해 12월 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의정부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15개월밖에 되지 않은 딸을 방임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2년 넘게 김치통에 보관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모에게 법원이 7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조영기)는 아동복지법 위반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친모 서모(35)씨에 대해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8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했다.

재판부는 서씨의 죄목 3가지를 나눠 선고했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징역 5년, 사체은닉 혐의는 징역 2년, 사회보장급여법 위반은 6개월이다.

숨진 아이의 친부이자 시신유기의 공범인 전남편 최모(30)씨에게는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씨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자를 가장 가까이서 양육 보호할 책임자로 건강검진이나 필요한 접종도 하지 않았고, 건강 이상 신호가 있었음에도 장기간 외출을 반복하는 등 결국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피해자 사망 후 시신을 은닉한 방법과 죄질이 좋지 않고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부인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심된다. 양육수당 등을 부당하게 받은 사실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전남편 최씨에 대해서는 “교도소 접견에서 서씨에게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듣고 시신을 장기간 은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서씨가 범행을 주도했고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서씨와 최씨에 대해 각각 징역 13년과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들은 2020년 1월 초 평택시 자택에서 태어난 지 15개월 된 딸이 사망했음에도 신고하지 않은 채 시신을 숨기고 양육수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서씨는 교도소에 복역 중인 전남편 최씨 면회를 위해 수십차례 딸을 집에 둔 채 외출했다. 또한 열나고 구토하는 딸을 병원에 보내지 않았고, 국가예방접종도 18회 중 3회만 접종하는 등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아이가 숨지자 최씨와 함께 딸의 시신을 김치통에 옮겨 서울 서대문구 소재 자신의 본가 빌라 옥상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 외에도 딸 사망 이후 양육수당 등을 서씨가 330만원, 최씨가 300만원을 부정하게 타낸 혐의도 있다.

이들의 범행은 2020년 7월 전입 이후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어린이집 등록을 하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긴 포천시가 지난해 11월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발각됐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