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교회 ‘생존’ 우려... 어떻게 극복할까”

입력 2023-06-15 15:28 수정 2023-06-15 17:25
세뛰세KOREA가 주최하는 플랫폼데이에 대표논찬자와 좌장으로 참석하는 목회자들이 15일 경기도 하남의 한 카페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목회 키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일 장신대 은퇴교수, 이박행 복내전인치유센터 목사, 서정오 원로목사. 하남=신석현 포토그래퍼


세뛰새KOREA(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플랫폼)가 오는 19~20일 강원도 춘천석사교회(손학균 목사)에서 ‘플랫폼데이’를 연다. 플랫폼데이는 일방적인 강의식 세미나에서 벗어나 참석자 모두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쌍방향 콘퍼런스다. 대표논찬자와 좌장으로 나설 서정오(71) 동숭교회 원로목사, 한국일(68) 장신대 은퇴교수, 이박행(61) 복내전인치유센터 목사를 15일 경기도 하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새로운 목회 현장의 도전에 대해 들어봤다.

은퇴 후 진새골 영성훈련원에서 ‘생활 영성’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에 그 어느 때보다 ‘영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그 개념조차 제대로 서 있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영성이 무엇인지 통일된 개념도 없고 이를 목회에 적용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흔히 말하는 ‘수도원 영성’은 현재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방법론이 없기 때문에 사실은 혼란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영성은 ‘관계’다. 매 순간 주님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 분의 능력과 임재 속에 살아가는 것”이라며 “한 번의 수련회나 모임으로 영성이 생기리란 기대를 해선 안 된다. 자기 생애를 과거부터 지금까지 떠올리면서 주님께 내가 가야할 방향을 묻거나 천천히 걸으면서 하나님과 대화하는 등 삶 속에서 주기적으로 시간을 비워두고 영성에 투자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대사회 신뢰 회복 방안 중 하나인 ‘마을 목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한 교수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모이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면 이젠 ‘세상으로 나가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다종교사회와 세속주의 속에서 예수님을 믿다보니 교회라는 공동체에 소속되는 게 중요했다. 교회가 고난과 박해를 피할 수 있는 안식처 역할도 했다”며 “그런데 교회가 주류가 되면서 방주적·분리적·건물적·프로그램적 교회가 되고 말았다”고 돌아봤다.

따라서 이웃들과 어울려 살았던 예수님처럼 세상과 함께 교회를 이루는 마을목회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동네 사람들과 더불어 하나님나라 운동을 하면서 잃어버린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마을목회를 하고 있는 ‘강호에 숨은 고수’가 많다. 그런 교회를 묶어내고 함께 연대해 나가는 것도 플랫폼데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생명·생태목회’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교회는 탄소 중립 운동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인간의 생명뿐 아니라 동식물 광물까지도 하나님의 피조물로 생각하면서 생명 목회를 실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회와 노회의 매뉴얼 제공을 비롯해 통섭적인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랫폼데이에는 이밖에도 선교단체 전·현직 대표들과 현장 캠퍼스 사역자이 교류하는 ‘캠퍼스 사역자 포럼’을 비롯해 ‘설교 코칭’ ‘말씀묵상과 경건’ ‘번아웃 이겨내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경기도 안산동산교회(김성겸 목사)가 한국교회 섬김 사역으로 시작한 세뛰세KOREA는 다양한 형태의 교회와 단체들이 경계와 이념을 뛰어넘어 머리를 맞대는 연합운동이다.

하남=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