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위기’ 강원 FC 감독 교체 초강수… 이승원 데뷔 기회 주어질까

입력 2023-06-15 15:12
프로축구 K리그1 강원 FC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윤정환 감독. KFA제공

프로축구 K리그1 강원 FC의 최용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최근 20세 이하(U-20) 국가대표팀에서 활약 후 금의환향한 이승원이 바뀐 윤정환 감독 체제에서 프로 데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강원은 15일 “최용수 감독과 결별하고 윤정환 감독과 새롭게 출발한다”며 “반등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강원의 김병지 대표이사가 전날 최 감독과 만나 거취를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며 “K리그 휴식기 동안 새 감독 체제로 팀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인은 성적 부진이다. 강원은 2023시즌 개막 후 18경기에서 2승 6무 10패를 거둬 11위로 주저앉았다. 최하위 수원 삼성(2승 3무 13패)에도 3점 차로 쫓기고 있다. 득점력은 리그 최하위(11골)로 꼴찌 수원보다도 5골이나 밀린다. 개막 후 네 달째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강원은 11일 치른 직전 경기까지 8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4월에 10위에 올랐던 게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 시즌 막바지까지 이 성적이 유지된다면 강등 여부를 결정짓는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피할 수 없다.

분위기 쇄신이 절실했던 구단은 결국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11일 전북전 패배 후 최 감독은 국가대표 A매치 기간에 접어들며 얻게 된 리그 휴식기간 동안 팀 재정비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질이 결정되면서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새로 사령탑에 오른 윤정환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렸던 미드필더다. K리그 통산 203경기에 출전해 20골 44도움을 기록했고 국가대표팀과 일본 J리그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은퇴 후엔 K리그 울산 현대와 J리그 사간도스, 세레소 오사카 등 여러 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아왔다. 윤 감독은 25일 수원 FC와의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는다.


이승원이 5일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우니코 마드레 데 시우다데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KFA제공


한편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깜짝스타로 떠오른 이승원 역시 소속팀 강원에서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는 대회 전까지 팀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B팀(2군)에서만 주로 뛰어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의 활약으로 입지가 크게 달라졌다. 이승원은 3골 4도움으로 공격포인트 7개를 올려 4강 진출을 이끌었으며 최우수선수(MVP) 3위에 해당하는 브론즈볼까지 수상했다.

최 감독 역시 교체되기 직전 그의 활약을 지켜보며 출전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세트피스로만 4도움(코너킥 3도움, 프리킥 1도움)을 기록한 이승원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강원의 부족한 득점력에 힘을 보탤 수 있으리란 기대다. 사령탑의 변화와 신예의 등장이 긴 침체기를 끊어내고 반등의 계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