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기업인 조형물 건립’ 빨간불

입력 2023-06-15 15:11

울산시가 추진중인 기업인 조형물 건립사업이 울산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15일 울산시가 제출한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 예산안’의 총예산 250억원 중 부지매입비 50억원을 제외하고 흉상 설치사업비 20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산업건설위는 이날 예산삭감 사유로 “기념사업인 만큼 시민이 공감하는 명품 기념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절차와 시기를 고려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울산시는 국가와 울산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국내 그룹 창업주 중 2~3명의 거대 조형물을 내년 8월 준공목표로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사업비 250억원을 추경예산에 편성했다. 조형물은 30~40m 높이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인근 야산 정상에 설치할 예정이였다.

울산시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당과 시민단체, 경제인 단체 등에서 찬반양론이 뜨겁게 펼쳐졌다.

더불어민주당·진보당·정의당·노동당 등 지역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는 “울산시가 시민 여론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울산상의 회장단 등 경제인과 일부 시민단체는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을 널리 알릴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인 기념사업을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울산상의 등은 “이 사업은 장기적으로 울산에 대한 연고 의식을 되살려 기업 이탈을 막고, 재투자를 유인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