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불의 고리’ 필리핀… 용암 분출 이어 6.2 강진

입력 2023-06-15 13:47
필리핀 루손섬 알바이주 레가스피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밤 바라본 마욘화산에서 용암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화산은 지난 11일 밤 용암을 분출했다. EPA연합뉴스

필리핀 북부 바탕가스 앞바다에서 15일(현지시간)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 필리핀은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를 구성하는 곳으로, 지난 11일 밤 마욘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계속 흘러나오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마욘화산 용암 분출이 최장 3개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는 이날 “오전 10시19분(한국시간 오전 11시19분) 바탕가스 칼라타간 인근 해역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깊이는 103㎞로 측정됐다. 우리 기상청은 미 지질조사국 자료를 인용해 지진 발생 지점을 바탕가스 서쪽 38㎞ 해역으로 지목했다.

필리핀은 지진이나 화산활동이 빈번한 ‘불의 고리’에 들어간다. 미국·멕시코·칠레 서해안,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뉴질랜드가 모두 ‘불의 고리’에 포함된다.

기상청은 15일(한국시간) “필리핀 바탕가스 서쪽 38㎞ 해역에서 오전 11시19분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 홈페이지

이날 지진에 앞선 지난 11일 밤 필리핀 루손섬 알바이주 활화산인 마욘화산이 용암을 분출했다. 이로 인해 화산 주변 반경 6㎞ 내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항공기 운항은 금지됐다.

마욘화산은 높이 2462m로, 필리핀 내 24개 활화산 중 하나다. 17세기 이후 400년간 50여 차례 폭발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가장 컸던 1841년 2월 폭발에서 주민 1200명이 사망했다. 이번 분출에서 대피한 주민은 1만8000명에 달한다.

화산지진연구소의 테레시토 바콜콜 소장은 마욘화산 분출 상황에 대해 “앞으로 최장 3개월간 강력한 폭발 없이 용암이 흘러내릴 수 있어 인근 주민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폭발 없이 용암만 흘러나와) 심각하지 않은 지금의 상태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4일 마욘화산 주변 지역을 방문해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이재민에게 음식과 구호품을 전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