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의 축제 현장에서 ‘바가지요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북 남원시에서 열리는 전통문화축제 춘향제에서 판매됐던 닭강정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몇 조각 되지 않는 이 닭강정이 1만7000원에 판매됐다고 주장했다. 춘향제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열렸다. 앞서 같은 축제에서 4만원짜리 통돼지바비큐가 부실하게 판매돼 이미 논란이 됐었다.
글쓴이는 “앞에는 (음식을) 안 깔아놓고 뒤에서 튀겨서 주는 구조였다”며 “시장에서 먹는 닭강정을 기대했는데 과자를 잔뜩 깔고 사진처럼 줬다. 뭔가 잘못 나온 줄 알고 ‘이게 1만7000원이에요?’라고 물어보니까 상인이 당당하게 ‘네’라고 답했다”고 적었다.
이어 “심지어 한입 먹어보니 닭강정도 아니고 다짐육이었다”며 “인심 좋은 시골 느낌이었는데 아주 뜨겁게 데였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축제에서도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는 후기 글이 올라왔다. 해당 축제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수원 화성행궁에서 열린 ‘2023 환경사랑축제’다. 글쓴이는 “얼마 전 지역축제 바가지라는 뉴스를 접했는데 실제로 당할 줄 몰랐다”며 후기를 남겼다.
글쓴이는 이 축제에서 4만원짜리 통돼지바비큐와 술을 주문했다. 그는 영수증과 함께 실제 음식 사진을 올렸다. 맥주와 소주는 각각 5000원이었다.
공개된 음식 사진을 보면 바비큐 아래에는 양배추가 깔려 있었다. 고기가 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이 더 적다는 얘기다. 된장과 고추, 양파, 김치 정도가 함께 제공됐다.
또 글쓴이가 주문한 소주는 일반 생수병에 담겨서 제공됐다. 대용량 소주를 소분해서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글쓴이는 “이렇게 20분 만에 5만원을 결제했다”며 “날씨 좋은 날 야상에서 즐기는 한 잔은 낭만이지만 어처구니없는 음식 가격에 화가 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는 전문 노점상과 주최 측의 축제가 돼버린 폐해”라고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