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시 주석 만난다”…블링컨 방중 앞두고 성사

입력 2023-06-15 07:24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난다. 시 주석이 서방의 유력 기업가를 만난 건 이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 시각) “게이츠가 오는 16일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고, 단독 면담을 가질 수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게이츠는 2015년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중국판 다보스’ 보아오포럼 때 시 주석을 만났다. 시 주석은 2020년 초 게이츠가 재단을 통해 코로나19 퇴치 자금 5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편지를 직접 쓰기도 했다.

소식통은 면담 의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게이츠는 이날 트위터에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베이징에 왔다”며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함께 세계 보건·개발 과제를 위해 노력해온 파트너들을 만날 것”이라고 적었다.

로이터는 시 주석이 최근 수년 만에 외국 기업가와 처음 만나는 것으로 팬데믹 이후 기업가들과의 만남 공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도 중국을 방문했지만 각각 리창 국무원 총리, 당쉐샹 부총리 등을 만났을 뿐 시 주석은 만나지 못했다.

게이츠와 시 주석의 만남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에 앞서 이뤄진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오는 16일 워싱턴DC를 출발해 21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과 영국 런던을 각각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틀간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 고위 관리들을 만날 예정이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열린 소통 라인의 중요성을 논의할 것”이라며 “양국 간 우려 사항과 세계 이슈, 초국가적 공동 과제에 대한 잠재적 협력 가능성 역시 의논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는 “방중 목적은 미·중 경쟁이 충돌로 치닫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서로 오판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중국도 이런 필요를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방중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전화브리핑에서 “많은 결과물을 기대할 방문은 아니다”며 “양국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어떤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로 중국에 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도 “경쟁이 계속되면서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쿠바에 이르기까지 도발적인 행동을 할 것이며 우리는 대항할 것”이라며 “지금은 치열한 외교를 할 시간으로 전략적인 전환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