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백명 태운 어선, 그리스서 전복… 59명 사망

입력 2023-06-14 21:12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쿠트로 인근 해변에 밀려온 전복된 보트 잔해 모습. AP연합뉴스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싣고 그리스 해안을 지나가던 어선이 14일(현지시간) 전복되면서 최소 5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실종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리소 구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주민 수십명을 태운 고기잡이 보트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해안으로부터 남서쪽 75㎞ 바다에서 강풍을 만나 전복됐다. 해안경비대 함척 6척과 해군 호위함 1척, 군 수송기 1척, 군용 헬기 1척 등이 투입돼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5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104명이 구조됐다. 생존자 중 4명은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입원하지 않은 생존자들을 구급차에 태워 그리스 남부 칼리마타항에 마련한 쉼터로 옮겼다. 이은 마른 옷을 지급받고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전복된 배의 이동 경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주민들을 태우고 리비아 동부 토브루크 지역에서 이탈리아를 향해 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그리스 당국과 유럽 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에 이 선박이 접근한다는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는 내전이나 빈곤 등을 피해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대표적인 기항지다. 그러나 낡은 보트에 의지해 지중해를 건너는 위험한 항해를 하는 탓에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리비아 당국이 자국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점도 이주민들이 무리하게 보트에 몸을 싣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급증하는 이민 행렬에 대책을 고심 중이다. 앞서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지난 3월 리비아에서만 현재 약 70만명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불법 이민을 시도하려고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