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자충수’…JMS의 정명석 공식 돌려까기?

입력 2023-06-14 16:42 수정 2023-06-14 18:31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씨가 의자에 앉아있다. 국민일보 DB

기독교복음선교회(JMS)가 총재 정명석과 관련한 성범죄 내용과 증거들이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정씨 감싸기에 나섰다.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내부 문제에 따른 조직의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4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유튜브 ‘JMS 공식 채널’은 지난달부터 넷플릭스 이단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내용을 반박하는 영상들을 잇따라 게시했다. 영상 대부분은 ‘다큐는 악의적 편집의 결과물’ ‘정씨의 성범죄 증거는 거짓’이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SNS 인스타그램의 한 이용자는 ‘정씨 녹취록이 악의적 편집이다’는 내용의 글들을 올렸으나 JMS의 공식 활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JMS 공식 채널에 반박 영상들이 올라오면서 영상 속 주장들이 공식 입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튜브 'JMS 공식 채널'이 올린 영상에서 정명석씨가 웃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 8일 영상에는 “왜 JMS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이 많은가”라며 “소설이 일관된 전개로 사실처럼 말하듯 피해자들도 일관된 주장으로 허구를 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JMS의 피해자인 메이플씨의 녹취록에 대해 파일 조작 의문을 제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진실이 널리 알려져 억울함이 풀어지길 기대한다” “편집·조작된 이 불편한 진실이 밝혀져서 다행”이라는 등의 옹호 댓글들을 작성했다.

이에 대해 반JMS 활동가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그들이 허구라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고 정씨는 피해자들에게 돈을 지불했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정씨의 변호인들도 하지 않는 녹취록 조작 주장을 왜 그들이 하는가. 자신이 있으면 법정에서 그 주장을 발언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정씨를 고소한 사람들 중 한 명이라도 무고나 위증으로 처벌받은 사람이 있는가”라고 물으며 “영상에는 무고라고 계속 운운하던데 저를 포함해 피해자인 메이플씨와 에이미씨를 무고로 고소했던 정씨가 다시 무고로 기소됐단 사실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JMS 총재 정명석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메이플씨가 지난해 3월 열린 기자회견 도중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쓰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일보DB

이단·사이비 전문가들은 이 같은 JMS의 행태가 논점을 흐리는 주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그들이 정씨의 내용이 조작됐다고 말하는 건 단순히 주장일 뿐”이라며 “정씨는 구속된 상황이며 현재는 관계자들이 공판을 진행 중이다. 이미 법적 증거들이 수두룩한데 태양을 손으로 가리냐”고 반문했다.

이번 JMS의 공식 영상이 자충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탁 소장은 “누구나 이들의 항변이 말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안다”며 “공식 채널로 영상을 올린 것은 무리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단·사이비들은 문제가 생기면 침묵으로 해결한다”며 “이들이 공개 반박에 나섰단 것은 내부에 문제가 생겨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탁 소장은 “이단·사이비 문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계속해서 주의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준유사강간 혐의로 구속기소된 JMS 간부 6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1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