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상 홍삼 섭취, 기억 감퇴 보호 효과”

입력 2023-06-14 16:32

인삼(홍삼)을 5년 이상 꾸준히 먹으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서국희·최영민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 연구팀은 치매가 아닌 65~90세 노인 160명을 대상으로 인삼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 알츠하이머 유전자로 알려진 ‘아포지단백E4(APOE4)’의 조절 효과를 조사했다.

인삼 섭취는 종류, 최초 섭취 연령, 섭취 기간, 섭취 빈도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했고 검증된 영양 평가 분석법으로 단백질, 과일, 채소 같은 음식 유형에 따른 식습관 패턴도 분석했다. 혈액검사를 통해 아포지단백 E4의 유무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섭취한 인삼의 대부분은 인삼을 찌고 말린 홍삼이었고 인삼 섭취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인 ‘삽화 기억’에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화 기억’이라고도 하는 삽화 기억은 언제, 어디서 그 사건이 발생했는지에 관한 기억을 말한다.
특히 인삼을 5년 이상 또는 중년기부터 복용한 경우 보호 효과가 두드러졌다. 단,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가 있는 경우 보호 효과가 감소됐다.

김지욱 교수는 14일 “이번 연구로 중년기부터 5년 이상 인삼 섭취가 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인 삽화 기억의 감퇴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아포지단백 E4 유전자가 있는 경우 효과가 감소한 것은 아포지단백 E4 유전자가 혈뇌장벽(BBB·뇌와 혈관 사이 벽)의 기능 장애를 유발해 인삼의 인지 이득을 상쇄시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전 연구에서도 인삼은 세포 사멸 및 기능 장애 같은 병리학적 과정을 차단하거나 학습 및 기억력 향상에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장기간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인삼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이번 연구는 치매가 아닌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치매 환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의 조절 효과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지만, 향후 대규모 연구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4월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