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부재·손흥민 결장 가능성… ‘악재’ 뚫고 페루전 승리하려면?

입력 2023-06-14 16:05
손흥민과 조규성이 14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훈련에 임하고 있다. 대표팀은 16일 부산에서 페루와 평가전을 치른다. 연합뉴스

기존 주전 멤버들의 부재와 손흥민의 결장 가능성이 맞물리며 클린스만호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대표팀 선수들이 평가전 준비를 위해 다시 모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래 아직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A매치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지난 3월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선 1무 1패(콜롬비아전 2-2 무·우루과이전 1-2 패)에 그쳤다.

소집훈련에 나선 선수들이 연일 필승 각오를 밝히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대표팀의 수비를 책임졌던 김민재(나폴리)는 군사훈련으로 빠졌고, 주장 손흥민도 대표팀에 합류하기 2주 전 탈장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이다. 손흥민은 이날 훈련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민재와 센터백 듀오로 합을 맞췄던 김영권(울산 현대)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박지수(포르티모넨세), 김주성(서울), 정승현(울산 현대)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으로 구성된 중앙수비조합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주성과 박규현은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새내기로 불안 요소가 많다.

수비에서의 부담을 공격이나 중원에서 덜 수밖에 없다. 시즌 막판 공격포인트를 따낸 이강인(마요르카)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측면 날개로 힘을 보태고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중원을 받쳐준다면 그나마 승산이 있을 전망이다. 최근 골 맛을 본 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 역시 공격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조규성이 14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훈련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프로축구 K리그1 3경기에서 3골을 몰아친 조규성은 이날 훈련 현장에서 “컨디션이 너무 좋다. 출전 기회를 주면 골까지 넣고 싶다”고 득점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님이 공격의 마무리를 반드시 슈팅으로 끝내라고 하셨다. 페널티지역에 많은 선수가 침투하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덧붙였다.

주전 멤버들의 공백을 메우려면 스트라이커 나상호의 역할도 중요하다. 나상호는 올 시즌 K리그1 18경기에서 8골 2도움을 작성하며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그는 “공간 침투와 1대1 돌파를 잘 해내는 게 이번 소집훈련의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6월 첫 A매치 상대 페루는 남미의 ‘복병’으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로 한국보다 순위가 6계단 높고 국가대표팀간 맞대결 전적에서도 2전 1무 1패로 우위에 있다. 선수 명단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은 없지만 남미 최강자 자리를 가리는 코파아메리카 대회에서 전통 강호 브라질·아르헨티나와 함께 꾸준히 4강에 오르고 있어 얕볼 수 없는 상대다. 페루는 지난 3월 치른 A매치에선 독일에 0대 2로 패했고, 모로코엔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