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할수록 아킬레스건 파열 위험”…20·30대 최대 3.9배 ↑

입력 2023-06-14 15:58 수정 2023-06-14 16:01
일산백병원 제공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비만할수록 발목 아킬레스건 파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20·30대 젊은 비만 그룹에서 아킬레스 파열 위험은 최대 3.9배 높게 나타났다.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과 발꿈치를 연결하는 힘줄로, 뒤꿈치를 들어올릴 때 강하게 작용한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최준영 교수팀은 2009년 1월~2010년 12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프로그램에 참여한 20세 이상 1683만532명을 분석한 결과를 대한정형외과학회 국제 학술지(Clinics in Orthopaedic Surgery) 최근호에 발표했다.


주 3회 이상 고강도 운동을 시행한 그룹을 분석한 결과, 저체중 그룹(BMI 18.5 미만)에 비해 과체중 그룹(23~25 미만)은 3.34배, 비만 그룹(25 이상)은 4.39배 아킬레스건 파열 발생 위험이 높았다. 아킬레스건염도 과체중 그룹에서 1.88배, 비만 그룹이 2.29배 위험이 높았다.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전체 환자 대상 분석 결과 역시, 비만이 중요한 위험 인자로 지목됐다. 아킬레스건염은 1만 명당 매해 발생률이 저체중 그룹(5.47명)에 비해 과체중 그룹에서는 1.8배(9.68명), 비만 그룹에서는 2.2배(12.17명) 높았다.
아킬레스건 파열도 저체중 그룹(0.76명)에 비해 과체중 그룹에서 3.3배(2.52명), 비만 그룹에서 4.5배(3.44명) 많았다. 특히 나이 젊은 20~39세 비만 그룹에서 아킬레스 파열 위험이 최대 3.9배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의 아킬레스건염 발생률은 1만 명당 매해 9.59명, 아킬레스 파열 발생률은 2.40명으로 조사됐다.

족부질환 전문의인 최준영 교수는 14일 “동일한 운동을 하더라도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발목 힘줄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해, 힘줄이 12% 이상 두꺼워질 수 있다”며 “힘줄이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손상 위험성은 그만큼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허리둘레에 따라 세 그룹(하위 30%, 중위 30%, 상위 30%)으로 나눠 아킬레스건염 발생 위험도도 분석했다. 비만하면서 허리둘레가 상위 30% 이상 그룹에 속할 경우, 허리둘레 하위 30% 그룹보다 아킬레스건염 발생 위험이 최대 30% 이상 증가했다.

연구팀은 “허리둘레가 늘면 내장지방이 쌓인다는 증거로 면역 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호르몬이나 대사에 영향 물질들이 분비돼 힘줄 치유에 방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아킬레스건 파열은 허리둘레와의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최 교수는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에 따른 아킬레스건염 및 파열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첫 대규모 연구”라며 “모든 연령층에서 비만이 아킬레스건염 발병 위험을 높이는 만큼, 정상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거나 파열되면 통증과 부종이 생겨, 뛰거나 경사진 언덕을 오르기 어렵다. 아킬레스건염은 초기에 치료해야 만성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아킬레스건을 쉬게 하고 체중 부하를 줄여야 한다. 아킬레스건 파열인 경우 오진율이 높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수술 치료나, 6~8주 기브스를 통해 보존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