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라덕연 사태?… 1시간 만에 5종목 하한가 추락

입력 2023-06-14 15:00
국민일보 그래픽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14일 재발했다. 지난 4월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를 통한 8종목의 ‘매물 폭탄’ 사태처럼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간에 하한가로 급전직하했다. 원인이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의 종목은 합금철 제조업체 동일산업, 철강선 제조업체 만호제강, 건설기계 부품제조업체 동일금속, 섬유업체 대한방직과 방림이다. 이들 5개 종목은 철강 관련 3곳과 섬유 관련 2곳으로 일부 유사점을 가졌지만, 기업별 악재나 산업의 부정적인 소식 없이 일제히 하락했다.

오후 2시4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일산업은 30.00%(6만6000원) 급락한 15만4000원, 만호제강은 29.97%(1만9600원) 떨어진 4만5800원, 대한방직은 29.96%(1만6300원) 추락한 3만8100원, 방림은 29.9%(2180원) 밀려난 51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인 동일금속은 같은 시간 2만1700원까지 30.00%(9300원) 폭락했다.

이들 5개 종목은 오전 10시쯤 약세에 들어갔다.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전후 사이 1시간여 동안 가격제한폭의 하한선(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이후 미동도 없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하락 시점과 주가 흐름만 유사할 뿐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 5개 종목의 동시 하한가를 놓고 증권시장 안팎에서 ‘라덕연 사태’가 재발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는 201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주가 등락을 결정해 약 730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라 대표를 중심으로 발생한 ‘매물 폭탄’ 사태는 지난 4월 24일 SG증권 창구에서 시작됐다. 이후 8종목이 수일간 하한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