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흙 냄새”…부산시 재발방지 대책 추진

입력 2023-06-14 14:38 수정 2023-06-14 16:00
덕산정수장 엄궁배수지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수돗물 흙냄새 발생 사고와 관련해 대시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부산에서는 지난 9일 오전부터 남구와 북구, 해운대구, 연제구, 수영구 일대 수돗물에서 흙냄새나 곰팡내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이에 시 상수도사업본부가 화명정수장 공급 계통을 검사한 결과 남조류에 의해 발생하는 지오스민이 0.053 마이크로그램 검출됐다. 환경부 감시기준(1리터 당 0.02 마이크로그램)의 2배가 넘는 수치였다.

지오스민은 일부 남조류에 발생하는 맛·냄새 유발 물질이다. 인체에는 해가 없지만 냄새로 인해 불쾌감을 줘 환경부의 먹는 물 감시항목으로 지정돼 있다.

시에 따르면 화명정수장은 지난 8일부터 20일 일정으로 고도정수시설 밸브 교체 공사에 들어갔는데 고농도 남조류 발생 시점이 겹치면서 정수 처리가 완전하지 않은 물이 각 가정에 공급됐다. 관련 민원만 274건에 달했다.

이근희 부산시 환경물정책실장이 수돗물 냄새 발생과 관련한 재발방지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이에 시는 녹조 발생 시기에는 꼭 필요한 정비가 아니라면 정수장 공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또 시민 불안을 덜고 정확한 안내를 위해 대시민 문자메시지(SMS) 발송 매뉴얼화하기로 했다.

덕산·화명·명장정수장을 단계적으로 전면 개량할 방안을 마련한다. 여기에는 정수처리 시설 예비용량 확보방안과 대체 상수원 확보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시는 또 경제부시장을 필두로 환경물정책실, 상수도사업본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안전한 수돗물 공급 전문가 협의회’를 내달 발족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부산의 정수장 정비 마스트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성권 부시장은 “상수도 시설은 지속 가능하도록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