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출마’ 무성한 시나리오…‘조국 VS 장제원’ 빅매치 성사되나

입력 2023-06-14 12:34 수정 2023-06-14 13:58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날 낮에 문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사그라들지 않고, 정치권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험지’ 출마로 여권 핵심 인사와의 ‘빅매치’가 성사될지를 놓고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언급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민주당 중진의원은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진행될 여론조사에서 출마에 찬성하는 의견이 50%를 넘으면 조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민이 그 정도로 원한다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 손을 잡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만약, 조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어느 지역구를 택할지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각종 설이 무성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의 경남 양산갑 출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이 속해 있는 지역구가 경남 양산갑이다.

여기에다 경남 양산갑의 현역의원이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문재인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보니, 만약 출마한다면 이를 상징하는 곳을 찾을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갑에 출마해 문재인정부의 역사적 재평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정치 참여’를 시사하는 듯한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지난 대선이 치열하게 펼쳐졌던 2022년 3월 4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 사상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 내부에서는 조 전 장관이 윤석열정부를 상징하는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친명계 핵심의원은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며 “그런 점에서 조 전 장관이 ‘윤석열 심판론’의 상징적 지역에 출마해 각을 세워주면 민주당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조 전 장관이 고향인 부산에 가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대표하는 장제원 의원과 붙어주면 총선 분위기가 확 달아오를 것”이라며 “장 의원 지역구(부산 사상구)가 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만약 조 전 장관의 부산 사상구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윤석열의 최측근’ 대 ‘문재인의 최측근’ 대결구도가 형성돼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친명 중진의원도 “조 전 장관의 출마가 현실화하면 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에서 ‘문재인의 적통’을 이어받아 선거를 치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 의원의 지역기반이 탄탄해 조 전 장관이 해운대 등 부산의 다른 지역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에서 태어난 조 전 장관은 초·중·고교를 모두 부산에서 나왔다. 조 전 장관은 롯데 자이언츠 팬으로도 유명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영남권의 민주당 의원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영남권이 지역구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조 전 장관 출마가 선거에 미칠 영향도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의 서울 관악구 출마도 거론된다. 그가 최근 관악구로 이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악 출마설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12일 KBC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 봉천동에 산다”면서 “서울대 교수였고 관악구에 서울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관악 갑·을 지역구의 현역 국회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 조 전 장관 출마시 민주당 내부에서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출마설을 묻는 국민일보 기자의 질문에 “언론사와 일체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면서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최승욱 이동환 정현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