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사그라들지 않고, 정치권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험지’ 출마로 여권 핵심 인사와의 ‘빅매치’가 성사될지를 놓고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언급하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민주당 중진의원은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진행될 여론조사에서 출마에 찬성하는 의견이 50%를 넘으면 조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민이 그 정도로 원한다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만약, 조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어느 지역구를 택할지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각종 설이 무성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의 경남 양산갑 출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이 속해 있는 지역구가 경남 양산갑이다.
여기에다 경남 양산갑의 현역의원이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문재인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보니, 만약 출마한다면 이를 상징하는 곳을 찾을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갑에 출마해 문재인정부의 역사적 재평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정치 참여’를 시사하는 듯한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 내부에서는 조 전 장관이 윤석열정부를 상징하는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친명계 핵심의원은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며 “그런 점에서 조 전 장관이 ‘윤석열 심판론’의 상징적 지역에 출마해 각을 세워주면 민주당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조 전 장관이 고향인 부산에 가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대표하는 장제원 의원과 붙어주면 총선 분위기가 확 달아오를 것”이라며 “장 의원 지역구(부산 사상구)가 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만약 조 전 장관의 부산 사상구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윤석열의 최측근’ 대 ‘문재인의 최측근’ 대결구도가 형성돼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친명 중진의원도 “조 전 장관의 출마가 현실화하면 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에서 ‘문재인의 적통’을 이어받아 선거를 치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 의원의 지역기반이 탄탄해 조 전 장관이 해운대 등 부산의 다른 지역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에서 태어난 조 전 장관은 초·중·고교를 모두 부산에서 나왔다. 조 전 장관은 롯데 자이언츠 팬으로도 유명하다.
영남권의 민주당 의원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영남권이 지역구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조 전 장관 출마가 선거에 미칠 영향도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의 서울 관악구 출마도 거론된다. 그가 최근 관악구로 이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악 출마설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12일 KBC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 봉천동에 산다”면서 “서울대 교수였고 관악구에 서울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관악 갑·을 지역구의 현역 국회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 조 전 장관 출마시 민주당 내부에서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출마설을 묻는 국민일보 기자의 질문에 “언론사와 일체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면서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최승욱 이동환 정현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