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시철도 공사장 매설관 안전사고 우려

입력 2023-06-14 11:31 수정 2023-06-14 14:12

광주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매설관 파열사고가 잦아 대형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수도관 파열만 올해 10건으로 파악됐다.

14일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방 최초의 순환선인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착공한 2019년 10월 이후 4월 말까지 발생한 공사현장 상수도관 파손·누수 사고는 총 26건이다. 이로 인해 4만4000t의 수돗물이 유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만 벌써 10건의 사고가 잇따라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해당 사고 시공사에 ‘원인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파손·누수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6년 전 제작한 매설관 표시 지도와 실제 땅에 묻은 상수도관 위치가 다른 사례가 많아 중장비가 상수도관을 건드려 물이 새는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광주 전체 상수도관 3970㎞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관이 800㎞로 20%에 달해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단순한 누수를 유발하는 상수도관이 아니라 가스·전기 매설관 파손사고가 터지면 물난리가 아닌 대형 인명피해가 동반되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수도관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만큼 가스관 파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995년 4월 101명의 사망자, 202명의 부상자, 540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대구 도시철도 가스폭발 사고의 경우 도시철도 공사장 인근 도시가스 배관 파손이 직접적 원인욿 작용했다.

이에 따라 10m 이내 땅을 파는 저심도 공법으로 건설하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거미줄처럼 얽힌 가스·전기관 파손사고를 막기 위한 더욱 철저한 대책수립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인명사고가 우려되는 도시가스관은 물론 사회적 손실이 불가피한 전력·통신 등 지하 매설관 파손사고 예방은 현실적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다.

매설관이 지나는 현장에 광주권 도시가스 공급업체 해양에너지 직원이 상주하면서 사고에 대비하거나 가스누출 여부를 사전 점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전력·통신 분야는 한전, 통신사와 비상연락망을 두는 정도에 불과하다. 인명피해와 천문학적 손해가 뒤따르는 안전사고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뾰족한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

공사현장 근로자들이 안전 규정과 공사절차를 완벽하게 준수하도록 하는 정기적 안전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은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6년 말 개통 목표인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는 현재 공정률이 50%를 넘었다. 이달 말까지 전 구간에 복공판을 설치하고 2024년 7월까지 도로를 원상복구하는 포장공사를 마친 후 나머지 공정을 진행한다. 2029년 개통 예정인 2단계 공사는 연말 안에 착공한다.

도시철도 사고예방 간담회에 참석한 광주시의회 최지현 의원은 “만일의 대형사고에 대비해 매설관 파손을 막는 철두철미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가스관뿐 아니라 전력·통신관 관통사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