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 추격’에 나선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만든 노하우를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크게 밀렸던 AMD가 AI 반도체에서 반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AMD는 13일(현지시간) “데이터센터 앤드 AI 테크놀로지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생성형 AI 가속기 ‘인스팅트 MI300X’를 공개했다. AMD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AI 가속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CNBC는 엔비디아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양으로만 보면 MI300X가 엔비디아의 최고사양 제품인 H100보다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MI300X는 차세대 AMD CDNA 가속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최대 192GB의 HBM3 메모리를 지원한다. 팔콘40처럼 매개변수가 400억개인 언어 모델을 하나의 MI300X 가속기에 장착할 수 있다. 반면 H100은 120GB의 메모리만 지원한다. 생성형 AI는 많은 메모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큰 메모리를 지원한다는 건 유리하다.
AMD는 MI300X 가속기 8개를 하나의 시스템에 결합한 인피니티 아키텍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도 구글과 함께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8개 이상의 GPU를 결합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야후 라이브에 출연해 “AI를 사용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더 많은 GPU를 필요로 하는데,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매우 효율적인 GPU를 보유하고 있다. AI 시장에서 중요한 승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AMD는 내년에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MD는 MI300X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시장 지배자임을 고려하면 H100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CNBC는 “3만 달러 이상에 달하는 엔비디아 H100 가격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I300X는 3분기부터 주요 고객에 샘플로 전달될 예정이다. AMD는 MI300X의 고객사가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다. 단, 이번 행사를 열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 시타델, 허깅페이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에저, 파이토치 등의 기존 협력사와 함께 무대에 올라 기술 파트너십을 선보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