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여행 중 태어난 1.3㎏ 미숙아…국내 이송 작전 성공

입력 2023-06-14 06:48 수정 2023-06-14 09:53
순천향대 부천병원 의료진이 여객기 안에서 미숙아를 돌보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미국 괌에서 체중 1.3㎏으로 보통 신생아보다 3개월 일찍 태어난 미숙아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한국으로 이송됐다.

13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산모 A씨는 임신 7개월째인 지난 4월 괌으로 여행을 떠났다. A씨는 여행 도중 갑작스러운 진통을 느껴 괌 메모리얼 병원에서 딸 B양을 출산했다. 예정보다 3개월이나 빠른 출산이었다. 당시 A씨는 임신 29주로, B양의 체중은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괌에는 신생아 전문의가 한 명도 없었다. 저체중으로 태어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B양의 부모는 과거 괌에서 미숙아를 국내로 이송한 경험이 있는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연락했다. 김 교수는 대한응급의학회 이송연구회 소속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박가영 소아청소년과 교수, 곽인정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와 함께 40일 넘게 B양 부모와 소통하며 이송 계획을 세웠다. 김 교수는 직접 괌으로 날아가 지난 10일 B양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무사히 이송했다. 김 교수팀은 여객기 내에 미숙아의 체온을 유지하고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등의 방안을 동원했다.

산모 A씨는 “해외 여행지에서 갑자기 출산해 너무 당황스럽고 불안했다”며 “교수님들이 지속해서 소통하면서 안심시켜 줬고 아이도 건강하게 국내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B양은 현재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미숙아 성장과 관련된 각종 검사를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달 말) 괌에 태풍이 몰아친 탓에 2차례 정도 이송 계획이 어긋나기도 했다”며 “생후 6주 만에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출산 전 해외로 태교 여행을 계획한다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입원하거나 치료받는 경우에 대비해 출국 전에 해외 여행자보험에도 꼭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