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계속될까.
미 노동통계국이 13일(한국시간) 밤 9시30분에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공개한다.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고 1년간 꾸준하게 하락해온 미국의 헤드라인(전년 동월 대비치) CPI 상승률은 이제 기준금리(5.00~5.25%)보다 낮은 4%대에서 방향을 아래로 가리키고 있다. 5월 CPI는 오는 15일 새벽까지 이틀간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기준금리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10일 “4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4.9%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4%대로 내려온 것은 2021년 4월(4.2%) 이후 정확히 2년 만의 일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목표치인 2%대보다 여전히 높지만, 인플레이션의 꾸준한 억제 추세가 지난 4월 CPI에서 확인됐다.
이제 5월 CPI가 공개된다. 미국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연은)은 12일 기준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에서 5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을 4.13%, 근원 CPI 상승률을 5.34%로 각각 제시했다. 근원 CPI는 큰 변동성을 나타내는 에너지·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물가지수다.
클리블랜드연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6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 전망치를 3.27%, 근원 CPI 상승률을 5.12%로 집계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하방 압력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부터 하락 속도를 늦출 때도 있었지만 추세를 바꾼 적은 없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클리블랜드연은 전망치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5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을 4.0%, 근원 CPI 상승률을 5.2%로 내다봤다.
5월 CPI는 연준의 FOMC 6월 정례회의 직전에 시작된다. 예상보다 더 가파른 속도의 인플레이션 둔화는 FOMC 구성원들의 금리 인상론을 억제할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4일 FOMC 5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려 10회 연속 인상을 이어갔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5.00~5.25%로, 헤드라인 CPI 상승률보다 높다.
시장은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6월 금리 전망에서 이날 오후 5시 현재 동결은 75.8%의 우세한 지지를 받고 있다. 0.25% 포인트 추가 인상을 전망한 비율은 24.2%로 나타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