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하얀 석유’에 K-배터리 ‘리튬 내재화’ 잰걸음

입력 2023-06-13 17:05 수정 2023-06-13 17:15

포스코홀딩스가 전기차용 배터리 필수 소재이자 ‘하얀 석유’로 주목받는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세운다.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직접 확보한 탄산리튬을 국내로 들여와 수산화리튬으로 생산하는 공정을 갖춘다. 한국 최초의 리튬 생산기지로 배터리 광물 공급망(밸류체인)을 내재화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3일 전남 율촌1산업단지에서 수산화리튬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리튬은 코발트·망간 등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광물로 꼽힌다. 포스코홀딩스는 세계 리튬 매장량 1위인 아르헨티나, 4위 호주에 광물 채굴지를 일찌감치 확보했다. 이날 착공한 리튬 공장에서 연산 2만5000t 규모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약 60만대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2025년 준공 목표로 포스코홀딩스가 5750억원을 투자하고, 100% 자회사인 포스코리튬솔루션이 자금 조달 및 공장 건설·운영을 맡는다.

착공식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신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결단을 내린 포스코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리튬 등 2차전지 소재 국산화에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추가 투자를 통해 오는 2028년까지 아르헨티나 염호 기반 리튬 생산량을 10만t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런 구상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내재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리튬을 포함한 주요 광물 가격이 극심하게 출렁이는 데다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기업들은 배터리 광물·소재 내재화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LG화학은 지난달 25일 리튬과 니켈 내재화율을 2028년까지 각각 50%, 6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LG에너지솔루션 오창에너지플랜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구체적 수치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LG화학은 지난 2월 미국 광산기업 피드몬트 리튬과 4년간 총 20만t 규모의 리튬 정광 구매계약을 맺기도 했다. 리튬 정광은 광석을 가공·농축한 고순도 광물이다. 수산화리튬 추출에 쓰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위해 메탈(광물)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배터리 수요 급증으로 광물 가격의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재화 필요성도 높아진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탄산리튬은 ㎏당 305.5위안에 거래됐다. 지난 4월 25일(152.5위안)보다 배가량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최고가(581.5위안)를 기록한 리튬 가격은 올해 들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양상이다.

산업계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로 광물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샹항한다고 내다본다. 칠레 동위원회(Cochilco)는 최근 보고서에서 “리튬 수요 폭증으로 2031년까지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튬은 장기·구조적 공급 부족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