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박 돌려보니 소름”…방음터널 위 목격된 여성 정체

입력 2023-06-13 14:31
지난 11일 오후 7시45분쯤 영동고속도로 상행방면 광교방음터널 위에 서 있는 사람이 목격됐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속도로 방음터널 위에 의문의 여성이 포착됐다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경찰 확인 결과 이 여성은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 터널 위에 올라간 중학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고속도로 방음 터널 위 앉아있는 여자 보신 분 계실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게시자 A씨는 “야심한 밤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 글 남겨 본다”며 본인이 목격한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그는 지난 11일 오후 7시45분쯤 지인들과 함께 영동고속도로 상행 광교 방음터널 위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발견했다고 한다. 당시 보조석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운전하던 일행이 “터널 위에 어떤 여자가 있다”며 다급히 깨웠다는 것이다.

A씨는 “보고도 믿기지 않아 헛것을 본 게 아니냐며 무시했지만, 집 근처에서 블랙박스를 돌려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방음 터널 위에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긴 머리카락으로 보아 여성으로 추정된다.

A씨는 “보통 고속도로 작업할 때면 차량이나 표지판으로 안내하지만, 당시엔 (아무것도)없었다”며 “작업자라고 보기에는 안전모나 조끼 등을 착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A씨처럼 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지난 11일 오후 7시45분쯤 영동고속도로 상행방면 광교방음터널 위에 서 있는 사람이 목격됐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13일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11일 7시45분쯤 수원시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면 광교 방음터널 위 여성이 올라가 있다는 112 신고가 2건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방음터널 위에 있던 여성을 발견해 무사히 구조했다. 이 여성은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경찰은 당시 이 학생이 “노을이 지는 하늘이 예뻐서 이를 잘 보기 위해 방음터널 위에 올라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방음터널 옆에는 시설 점검을 위한 사다리가 설치돼 있었는데 따로 잠금장치가 걸려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생은 이 사다리를 타고 방음터널에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도로공사 측에 사다리 통행을 막기 위한 잠금장치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 학생이 다른 목적 없이 하늘을 보기 위해 올라갔던 것으로 확인돼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한 뒤 부모에게 인계했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