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며 연인에게 여러 차례 원하지 않는 편지를 보낸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9단독 차호성 판사는 스토킹 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26)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예방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다른 사건으로 대전교도소에 구금돼 있었다.
그는 당시 두 달 동안 교제하고 있던 여자친구 B씨(24)에게 ‘못 볼 것 같으면 죽을까 고민하고 있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지난 2월 중순까지 7차례에 걸쳐 편지를 보내고 2차례 전화했다.
A씨는 편지에 탈옥을 언급하며 ‘오빠 싫어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 ‘얼굴 보면서 하고 싶은 말들이 있다’고 적기도 했다.
또 B씨의 주소와 연락처, 전 직장 등을 알고 있음을 드러내며 ‘연락이 없으면 외래 진료 때 휴대전화를 빌려 연락해보고 안 받으면 택시 타고 집으로 갈 생각’ 등의 문장을 적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
차 판사는 “피해자로부터 더 연락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도 계속해서 연락하고, 검찰에 피해자나 검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지난 2월 말 잠정 조치 이후로는 연락을 중단한 점, 편지에서 직접적인 위협이나 폭력적인 행위를 언급하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