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하루 전 마이애미 도착한 트럼프 “시위하라” 선동

입력 2023-06-13 09:50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착륙한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가 기밀문건 반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 출석을 24시간 앞둔 12일 오후 3시(현지시간·한국시간 13일 오전 4시)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오후 3시 마이애미 소재 플로리다주 남부 연방법원에 출석한다. 그는 “시위하라”며 지지층을 선동했고, 미국 연방경찰은 법원 주변 경계를 강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금행사를 위해 체류했던 미국 뉴저지주에서 이날 전용기를 타고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자신의 소유지인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럴 골프클럽에서 변호인단을 만나 재판을 준비하고 하루를 묵은 뒤 법원에 출석할 계획이다. 그는 국방 관련 국가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사유하고, 사법을 방해하는 등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비판론자들은 이미 골프클럽 주변에 모여 깃발과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트럼프는 무죄(Trump is innocent)’와 ‘그를 구금하라(lock him up)’는 팻말이 뒤섞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자자들은 재판을 앞두고 법원 앞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주도했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들이 법원 앞 집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럴 골프클럽 주변에서 팻말을 들고 집회하고 있다. 한 여성의 손에 들린 팻말에 ‘트럼프는 무죄(Trump is innocent)’라고 적혀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해온 도미니크 산타나(왼쪽)가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럴 골프클럽 주변에서 ‘그를 구금하라(lock him up)’는 팻말을 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의 주변을 둘러쌌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럴 골프클럽 주변에서 깃발을 휘날리며 집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층을 선동하며 시위를 독려하고 있다. ‘트럼프의 남자’로 불리는 미국 정치고문 로저 스톤과 지난 11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위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날 마이애미로 출발을 앞두고서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부패한 조 바이든과 그의 일가가 저지른 범죄, 선거와 미국 파괴에 연루된 모든 사람을 추적할 진짜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이라며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재집권할 경우 정치 보복할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국 마이애미 소재 플로리다주 남부 연방법원 주변에서 12일(현지시간) 경찰관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3일 이 법원에 출석한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마이애미 소재 플로리다주 남부 연방법원 주변에서 12일(현지시간) 경찰관들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3일 이 법원에 출석한다. AP연합뉴스

마이애미 경찰은 플로리다주 남부 연방법원 주변에 경찰관을 늘려 경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과정에서 최대 5만명이 집결할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 필요하면 주변 도로를 폐쇄할 방침이다.

지지자와 비판론자들은 지난 4월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했던 뉴욕주 연방법원으로 집결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묵살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뉴욕 경찰이 경계를 강화하면서 지지자와 비판론자 사이의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