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개딸 뽕’에 통증 못 느껴”… 친명계선 야유

입력 2023-06-13 04:39 수정 2023-06-13 09:49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퇴 여부가 다시 한번 거론됐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사퇴론이 제기되자 친명계에서는 “그만 좀 하라”는 야유가 나왔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잘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사실상 사퇴론을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상임위원장 인선을 위한 기준 등을 논의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최근 이래경 혁신위원장 낙마 사태 등이 거론되는 등 이 대표와 혁신기구를 향한 지적도 나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혁신위가 뭘 하는 기구인지 합의하지 않고 ‘론칭’부터 했다가 더 큰 문제가 생긴다”며 “우린 중병에 걸렸는데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워낙 ‘개딸 뽕’도 있고, 상대 ‘빨간 당’ 실책도 있고”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1년을 평가해야 한다. 병을 고치려면 문진도 해야 하지만 엑스레이나 MRI도 찍고, 어떻게 생겼는지 거울을 자세히 봐야 한다”며 “이런 것 없이 현역의원 기득권 혁파, 대의원을 없애겠다는 것은 방향이 다르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비명계 설훈 의원도 이 대표 사퇴론을 언급했다. 설 의원은 이래경 혁신위원장의 낙마 사태를 거론하며 “이 대표가 정치를 오래 하려면 지금 사퇴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자 친명계 의원 일부는 “그만 좀 하라”며 야유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사퇴론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잘하겠다. 총선 승리가 가장 큰 혁신”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의총이 끝난 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최근 국회의원과 사무처에 대한 검찰의 무리하고 무도한 압수수색, 강제 수사에 대한 문제점이 주로 논의됐고, 혁신위의 역할 정립과 인선을 잘해서 쇄신과 혁신의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의총에서 언급되고 논의된 것들을 지도부가 잘 이해하고 반영해 혁신위의 인선과 역할 정립, 규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상임위원장 인선을 위한 기준도 마련했다. 상임위원장을 당대표·원내대표·최고위원·사무총장·정책위의장 등 당 최고 의사 결정 기구 소속 당직과 겸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장관 이상 고위정무직 또는 원내대표를 지낸 사람도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행안위원장 자리를 고집하던 정청래 의원은 현직 최고위원으로 상임위원장을 겸직할 수 없게 된다. 정 의원도 당의 이 같은 방침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오늘 상임위원장의 유권자인 국회의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선택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승복한다”며 “선당후사하겠다. 제가 다시 상임위원장을 맡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최고위원 당선 전에 상임위원장에 내정됐던 것이라 억울하다’는 취지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