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당, 모욕감 느껴 방탄? 참 구차한 변명”

입력 2023-06-12 21:07 수정 2023-06-12 21:09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돈봉투 의혹 연루 의원 2명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측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발언에 모욕감을 느낀 의원들이 많았다”는 반응을 내놓자, 한 장관은 “공당이 하기에는 참 구차한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은 12일 국회 본회의 산회 후 기자들과 만나 “기사를 보니까 제 설명 때문에 민주당이 모욕감을 느껴서 방탄(체포동의안 부결)한 것이라는 취지로 민주당 대변인께서 말씀하신 것 같다”며 “오히려 민주당의 거듭된 방탄에 국민들께서 모욕감을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민주당 말씀은 원래는 (찬반 투표를) 제대로 하려고 했는데, 제 말을 듣고 욱하고 기분이 나빠서 범죄를 옹호했다는 얘기”라며 “공당이 하기에는 참 구차한 변명이라고 국민들이 생각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돈봉투를 주고받고 녹음하라고 시키지 않았다”며 “녹취 과정에 있는 민주당 측 인사들이 하나같이 거기에 대해 정확하게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다. 뭐가 더 필요한 건가”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한 장관이 강경 발언으로 민주당 의원들 감정을 자극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서 방탄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선 “민주당은 저 없으면 어떻게 사셨을지 모르겠다. 민주당은 제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정당이라는 말씀인가.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모두 부결됐다.

한 장관은 표결에 앞서 “논리 필연적으로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표결에도 참여하시게 된다”며 “돈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의 정치적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의원이 많았다”며 “정치적으로 계산된 발언이 많은 의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당을 범죄집단으로 매도해 상당히 모욕적이었다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당론을 모은 건 아니었지만 현장 분위기가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뀌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