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급식카드로 식품은 되고 봉투는 안 된다?…‘황당규제’ 10건 선정

입력 2023-06-12 17:17

정부가 상식에 맞지 않는 소위 ‘황당규제’를 발굴해 이를 수정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황당규제 공모전’을 통해 접수된 932건 중 우수 제안과제 10개를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저소득층 아동에게 지원하는 아동급식카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현재 아동급식카드로 편의점에서 도시락, 물 등을 살 수 있지만 이를 담을 봉투는 구매할 수 없다. 음식을 여러 개 사면 이를 탑처럼 쌓아 힘겹게 집으로 들고 가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종량제 쓰레기봉투 등 봉투 1장은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증 사진 규격도 황당규제로 선정됐다. 여권이나 주민등록증에 부착하는 사진 규격은 가로 3.5㎝, 세로 4.5㎝인데 청소년증은 가로 3.5㎝, 세로 4㎝다. 이 때문에 청소년증을 발급받으려면 사진을 별도로 찍어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생긴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사진 규격을 통일하기로 했다.

반려견 목줄 착용 기준도 법령마다 달라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3개월 미만 반려견의 경우 직접 안아서 외출할 때 목줄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한다. 반면 공원녹지법은 도시공원 출입 시 반려견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반려견에 대해 목줄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즉 일반 보도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3개월 미만 반려견의 목줄 미착용이 공원에선 문제가 되는 셈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동물보호법에 맞춰 공원녹지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조실은 13일 오전 9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정부 ‘황당규제 포털’에서 이들 제안 10건을 두고 국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 선정자(1명)에게는 국무조정실장상과 함께 10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이 지급된다. 최우수상(1명)과 우수상(1명), 장려상(7명 내외)도 수여된다.

국조실은 “우수 제안과제는 법령 개정,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우수 제안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과제에 대해서도 정책화 가능성을 검토해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