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프릭스의 신예 ‘불독’ 이태영은 지난 10일 생애 처음으로 소속팀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순위표에서 1위로 올라가는 순간을 경험했다. OK 저축은행 브리온을 잡고 1주 차를 2승0패(+4)로 마친 그는 “여기서 리그를 끝내고 싶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광동은 이날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1주 차 경기에서 OK 저축은행을 2대 0으로 이겼다. 지난 8일 시즌 첫 경기인 DRX전에 이은 또 한 번의 완승, 1주 차에 무실 세트를 기록한 유일한 팀이 됐다. 디플러스 기아(2승0패 +3)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1주 차를 마쳤다.
처음으로 들이마셔본 정상의 공기는 맑고 달았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이태영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LCK 1위를 해봤다. 기분이 정말 좋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휴일 없이 야간 스크림까지 해가며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스프링 시즌엔 기본기 갈고닦기에 초점을 맞췄다면, 광동은 이제 조금 더 고난도의 팀플레이를 연마하고 있다. 광동은 DRX전에서도 OK 저축은행전에서도 난타전이 아닌 운영 싸움을 통해 득점을 올렸다. DRX와 OK 저축은행은 운영에 강한 베테랑이 포진한 팀들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 1세트 킬 스코어는 8대 2, 2세트는 10대 5였다.
이태영은 다수의 킬을 따내지 않고도 팀이 완승을 거두자 기분 좋은 충격마저 받았다. 반드시 물지 않아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걸 맹견은 깨달았다. 그는 “킬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게임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인을 밀어 넣은 뒤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아다녔더니 깔끔한 승리를 거둘 있더라”라며 “이런 기분은 아주 오랜만에 느껴본다”고 전했다.
OK 저축은행은 광동이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1·2라운드 모두 승점을 헌납했던 상대다. 그래서 그는 더 이를 갈며 이날 경기를 준비했다. 이태영은 “한 번도 못 이겨봤던 상대여서 경기 전엔 조금 떨리기도 했다”면서도 “최근 스크림 성적이 괜찮았다 보니 거기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광동의 기세는 다음 주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까. 광동은 2주 차에 더 강한 상대로 평가받는 젠지, 한화생명e스포츠와 연이어 맞붙는다. 이태영은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끼리 약속해놓은 플레이를 잘 수행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음 상대들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