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남았다’
광주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에서 경찰의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난 외국인 도박 피의자 10명 중 7명의 신병이 확보됐다. 집단탈주 발생 이틀째인 12일 수사 당국이 총력전을 펼친 결과다.
광주광산경찰서는 “집단탈주한 10명 가운데 1명이 12일 오후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를 찾아가 자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집단탈주 직후 월곡동 인근 산업단지 일원에서 붙잡힌 2명과 전날 경찰과 출입국 당국에 자수한 2명씩을 포함한 검거·자수 피의자는 7명으로 늘었다.
나머지 3명 가운데 2명도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연락이 닿지 않는 마지막 1명은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며 구체적 도주 경로를 추적 중이다.
경찰은 달아난 10명 모두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원이 파악된 이들의 주변인을 통해 자수를 권유하고 탐문수사를 통해 신병을 확보 중이다.
강제 추방이 두려워 전날 지구대 회의실 공기순환용 창문 틈으로 달아난 이들은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속속 자수하고 있다.
경찰은 검거했거나 자수한 이들의 조사를 마치는 대로 신병을 출입국 당국에 넘길 방침이다. 이에 따라 도박을 하다가 붙잡힌 이들은 절차에 따라 본국으로 강제 추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1500만원대의 판돈을 걸고 도박판을 벌인 베트남인 집단탈주는 11일 오전 6시 40분쯤 발생했다.
월곡동 한 주택에서 도박을 하던 베트남인 23명이 임의 동행돼 월곡지구대 회의실에서 대기하던 중 절반에 가까운 10명이 창문을 통해 슬그머니 도주했다. 감시가 소홀한 틈에 17㎝ 정도 열리는 공기 순환용 창문 틈으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탈주자 중 일부는 도박 혐의에 대한 기초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합법체류자인 지인의 신분증을 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탈주극 이후 경찰의 추적 과정에서 엉뚱한 베트남인이 붙잡히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