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2일 “한·중 관계를 대하는 중국의 무례한 인식은 문재인정부부터 이어져 온 중국몽(中國夢) 탓이 크다”고 주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외교적 결례 발언에 대한 우리의 조치에, 중국은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하는 것으로 여전한 적반하장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싱 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내자 9일 한국 외교부가 싱 대사를 불러 항의했고, 10일 중국 외교부는 정 대사 초치로 맞섰다.
유 수석대변인은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한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내정 간섭에 가까운 도를 넘은 언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악화된) 한·중 관계를 언급하며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은 양국 관계를 위협하는 중대 결례”라고 날을 세웠다.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도 함께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중국 국빈방문 중 혼밥 외교와 국빈에 맞지 않는 홀대를 받는 등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그저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로 치켜세우기만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중국의) 그 꿈에 함께할 것’이라던 문 전 대통령의 인식이 민주당 DNA로 그대로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해서도 “제1야당 대표는 작심한 듯 쏟아내는 중국 외교부 국장급 중국대사의 훈시성 일장 연설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며 “국내적으로는 야당 대표지만, 외국 대사를 만날 때는 국민의 대표라는 인식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정부를 향한 정치공세를 위해서는 내정간섭에 가까운 언행이 있어도 보기만 하겠다는 민주당과 이 대표의 저열한 의도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다만 유 수석대변인은 “국제정세는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민감한 시기”라며 “이런 때일수록 유연하고 당당하게 한·중 관계의 엉킨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유 수석대변인은 “중국의 부적절한 발언과 대한민국에 대한 무시에는 단호히 대처하면서도 건강한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상호 존중을 통한 실리적 외교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