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가 인구소멸 대응책으로 고려인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7월 중앙아시아 현지에서 이주 대상자 모집에 나선다.
시는 내달 중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에서 1차로 고려인 80명 유치를 목표로 이주 정착 신청을 받는다고 12일 밝혔다.
첫 이주자들은 오는 10월 중 입국, 제천시가 제공하는 한국어 교육 과정을 수료한 뒤 산업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시는 분기별로 고려인 80명을 유치, 2026년까지 1000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중앙아시아 3개국을 찾아 자매결연과 고려인 이주 정착 지원사업 등을 협의한데 이어 4월 고려인 유치·홍보·교육·정착 지원 근거 등을 담은 제천시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중앙아시아 3개국에 각각 현지 협력관을 위촉하고 고려인 협회를 통해 이주 희망 고려인 모집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19억원 예산을 들여 거주·취업 지원 등에 나선다. 고려인 이주 정착 시스템 구축을 위한 단기체류시설 설치와 언어교육 대책 등 구체적 단위사업도 추진된다. 입국 고려인들은 단기프로그램으로 지역 대학인 세명대·대원대 생활관에서 3개월여 동안 숙식하며 언어·문화·생활 등을 교육받는다. 6개월간 한국어 등 교육프로그램과 함께 취업 지원도 이뤄진다. 시는 통역사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지역 유관기관은 물론 대한고려인협회와 해외 고려인단체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고려인의 안정적이고 영구적인 정착을 위해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외국인·동포들을 지역 특화사업에 배정하고 이들이 지역주민과 소통·교류하며 정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10월부터 고려인 입국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젊고 유능한 고려인 인재 유입이 인구감소 등 지역소멸 위기를 타개할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이와 별도로 지역특화형 비자 대상 지역을 확대해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은 요건을 갖춘 외국인에게 일정 기간 의무 거주 또는 취·창업을 조건으로 비자 발급 혜택을 줘 인구감소지역에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지난 4월 기준 도내 거주 외국인 주민 수는 노동자, 결혼이민자, 유학생을 포함해 총 5만9000여명이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