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굴종외교’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중국 공산당 한국 지부장인지 제1야당 대표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대체 어느 나라 정치인이고 어느 나라 정당의 대표인가. 이번에는 이 대표가 답할 차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이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만찬 회동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 것이다. 싱 대사는 회동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 한국의 대중 외교정책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회동에서) 이 대표는 심지어 미소를 보이며 맞장구치고 민주당 참모들은 중국대사 발언을 마치 교시 받들 듯 받아 적기까지 했다”면서 “이 수치스러운 장면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중국대사에게 우리나라 국내 정치에 관여하라고 멍석을 깔아준 행동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결정적 실책”이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오만불손한 발언이자 국장급이라는 일개 대사가 주재국을 향해 보복하겠다는 것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싱 대사의 오만한 언행은 오히려 한·중 우호 협력 관계를 해치는 결과만 초래하므로 주한 대사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언론매체 앞에서 주재국 정부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주재국을 무시하는 태도”라며 “싱 대사의 발언은 직무를 크게 넘은 것이고 현 상황의 책임은 중국에 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중국 외교 책임자들의 연이은 도발과 무례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싱 대사와 중국 정부에 책임 있는 사과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싱 대사 옆 이 대표가 비굴한 모습이었다며 “강자 앞에서 굴종하고 약자 앞에서 군림하는 이 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