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병원에 버려져 입양” 美 연방판사 후보의 고백

입력 2023-06-12 05:02 수정 2023-06-12 09:48
현재 변호사이자 전직 미시간주 노스빌 연방검사였던 수잔 킴 디클러크(49)가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연방판사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 트위터 캡처

미국 미시간주 연방판사 후보로 지명된 한국계 법률 전문가가 청문회에서 서울에서 버려지고 미국에 입양된 자신의 삶을 언급했다.

9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현재 변호사이자 전직 미시간주 노스빌 연방검사였던 수전 킴 디클러크(49)는 7일 상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연방판사 인준 청문회에서 입양 사실을 밝히며 “나는 이민자라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디클러크를 미시간주 동부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지명했다. 인준이 확정되면 디클러크는 미시간주 최초의 동아시아계 연방판사가 된다.

이날 청문회에서 디클러크는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디클러크는 어렸을 때 서울의 한 병원 계단에 버려진 뒤 미국의 한 싱글맘에게 입양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 일이 없었다면 내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그리고 이 나라가 내게 준 놀라운 기회를 늘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디클러크는 친모와 자신을 입양한 어머니 모두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 훌륭한 여성 두 분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과 같은 삶과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디클러크는 자신의 경험을 열정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디클러크는 “나는 국가뿐 아니라 정부에도 깊이 감사하고 있으며 이것이 내가 법무부에 들어온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나 평등과 정의에 진심이었고 이는 이민자로서 겪은 경험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로 공공부문이나 시민권 분야에서 법률 전문가 경력을 쌓아왔다.

청문회에서는 디클러크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마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상원의원은 디클러크에 대해 “더 나은 삶을 위해 이 나라로 온 이민자들의 또 다른 본보기”라고 말했다.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법사위원장도 디클러크의 인생은 이민이 미국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줬는지를 상징하는 ‘놀라운 이야기’와도 같다면서 “이민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더빈 법사위원장의 어머니도 리투아니아 출신 이민자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