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이 유행처럼 번지며 캠핑카 등 장기 주차가 늘자 제주도 내 바다 가까운 무료 주차장들이 속속 유료로 전환하고 있다.
제주시는 이달 20일부터 오는 9월 20일까지 협재해수욕장 주변 공영주차장 2곳을 유료화한다고 11일 밝혔다.
주차 회전율을 높여 해수욕장 이용자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한 조치로, 여름 성수기에 한해 시범 운영한다.
유료 운영 시간은 요일 구분없이 아침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일반 승용차량은 30분 초과시 1000원, 이후 15분 초과 시마다 500원이 추가된다. 대형버스는 30분 초과 시 최초 2000원에서 이후 15분마다 1000원이 추가된다.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협재해수욕장은 바다 색이 곱고 경사가 완만하며 소나무숲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과 캠핑족 모두에게 여름철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때문에 여름이면 해수욕장을 찾는 방문객과 ‘알박기’ 캠핑카, 차박족까지 겹쳐 발디딜틈 없는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시는 점점 심해지는 주차난이 장기 주차 차량으로 인해 주차 회전율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성수기 유료화를 결정해 지난달 주차 관제시설 설치를 마쳤다.
이어 내년부터는 협재해수욕장과 이어지는 금능해수욕장 주차장도 유료화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제주시 애월읍 곽지마을회가 같은 이유로 곽지해수욕장 주차장 2곳을 유료화했다.
캠핑카 장기 주차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주변 공공화장실이 음식물쓰레기로 넘쳐나면서 민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용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요금은 공영주차장보다 낮게 설정했지만, 유료화 이후 장기 주차 캠핑카는 급감했다.
곽지리사무소 관계자는 11일 “1년 365일 알박기 해둔 차들이 많고, 차박하고 가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곳곳에 버려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며 “유료 전환 이후 문제가 모두 개선됐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