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권시장의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위치 리스트’(관찰대상국) 등재가 사실상 불발됐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반등했고, 코스피지수는 1년 만에 종가 기준 2640대로 올라섰다.
MSCI는 9일 발표한 ‘2023년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에서 한국을 지난해처럼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했다. MSCI에서 세계 증시는 미국·일본을 포함한 23개국의 선진국 시장, 한국·중국을 대표로 24개국을 모은 신흥국 시장, 베트남 등 28개국을 묶은 프런티어 시장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앞서 2008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외국인 투자자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2014년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6월 관찰대상국 등재를 기대했지만 실패했다. 올해에도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돼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길고 복잡한 도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장 올해 관찰대상국에 들어갔어도 가장 빠르면 2025년 6월에나 가능했다. 우선 1년의 관찰 기간을 거쳐 이듬해 6월에 선진국 지수 편입 후보로 들어가야 한다. 후보군에 들어가면 다시 1년을 넘겨 지수 편입이 발표되고, 이후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편입이 이뤄진다.
MSCI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영문 정보 공개가 개선됐지만 언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문 공시 의무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국제 기관투자자들과 관련 영향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외 외환시장이 없으며 역내 외환시장에 대한 제약도 지속됐다. 기획재정부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이 전면 시행되면 그 영향을 살펴보겠다”고 제시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제도, 기업의 배당금 관련 공시에 대해서도 관련 제도 개선을 전면 시행하면 재평가할 것이라고 MSCI는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인·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16%(30.31포인트) 오른 2641.16에 마감됐다. 외국인이 4801억원, 기관이 3665억원어치씩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2640대에서 마감된 것은 지난해 6월 3일(2670.65) 이후 1년여 만의 일이다. 지수는 장중 2644.7까지 도달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6월 7일(2662.04) 이후 가장 높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