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이 보안검색대 전원이 꺼진 줄 모르고 제대로 신체 검색을 하지 않은 채 탑승객을 통과시키는 보안사고가 두 달 만에 또다시 벌어졌다.
제주공항은 지난 4월 초 유사 사고 이후 자체 개발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재발방지책으로 도입했는데, 해당 시스템은 이번 사고에서 아예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니터링 시스템은 CCTV가 문(門)형 금속탐지기 전원 상태를 인식해 금속탐지기 전원이 꺼지면 알람이 울리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원리인데, 정작 CCTV가 특정 조도(빛의 양)에서는 전원 상태를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9일 제주지방항공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약 1분간 제주공항 3층 출발장 문형 금속탐지기 1대가 꺼지면서 탑승객 6명에 대한 재검색이 이뤄졌다.
그나마 보안 검색 직원이 신체 검색 도중 금속탐지기 전원이 꺼진 것을 얼른 알아채고 탑승객 6명 중 4명에 대해 현장에서 재검색을 벌였다.
이미 면세구역에 들어간 나머지 2명은 CCTV 영상을 통해 추적해 항공편 탑승 전 신체 검색이 이뤄졌다.
제주항공청 측은 단선 과부하로 해당 금속탐지기 전원이 꺼진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5일에도 누군가 제주공항 국내선 3층 출발장 문형 금속탐지기 전원선을 건드리는 바람에 금속탐지기 1대가 8분간 꺼지면서 탑승객 31명이 신체 검색 없이 출국장을 통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공사 측은 전원이 꺼진 것을 인지하고 나서도 매뉴얼이 없어 우왕좌왕하다 사고 발생 40분이 지난 오후 8시25분이 돼서야 부랴부랴 각 탑승구 앞에서 신체 검색을 했다.
그 사이 신체 검색 없이 출국장을 통과한 31명 중 일부는 그대로 항공편을 타고 제주를 떠났다.
이후 공항공사 측은 문형 금속탐지기 전원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 우선 설치해 운용을 시작했다. 그러나 두 달 만에 비슷한 사고가 재현된 것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