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딜런 파일이 거듭된 부상 끝에 결국 짐을 쌌다. 올 시즌 리그에서 4번째로 방출된 외국인 선수다. 사실상 2명의 외인으로 시즌을 꾸려 온 두산이 교체 카드로 순위 싸움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두산은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딜런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대체 선수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팀에 합류시킨다는 방침이다.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딜런은 지난해 11월 총액 65만 달러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구사할 수 있는 데다가 정교한 제구력을 갖췄다는 평이었다. 실제 밀워키 팜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는 투수 유망주였던 만큼 상당한 기대를 받았다.
지난 2월 말 생각하지 못한 악재가 찾아왔다.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았다. 어지럼증 증세를 호소했고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지 못한 채 호주에 남아 안정을 취했다. 입국 후 검진에선 4주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연히 개막 로테이션 진입이 불발됐다.
충분한 휴식 끝에 지난달 4일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불과 두 경기 만에 다시 앓아누웠다. 이번엔 팔꿈치가 말썽을 부렸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내측 굴곡근 염좌로 드러났고 데뷔 11일 만에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재활에 나섰으나 도중에 재차 통증을 호소하면서 두산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1군에서 치른 2경기에선 승리 없이 1패에 평균자책점 8.00의 성적만을 남겼다.
외국인 2선발의 부재라는 악조건 속에도 두산은 5할 승률을 사수하며 5위에 자리했다. 당초 구상했던 선발진에서 최원준과 곽빈까지 빠진 상황인데도 장원준 등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버텨냈다.
이제 관건은 딜런을 대신해 중책을 맡을 대체 외국인 투수다. 두산은 딜런의 팔꿈치 염좌가 드러난 지난달부터 이미 내부적으로 대체 선수 물색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리그 전체적으로 체력 부담을 겪기 시작할 초여름 레이스에 천군만마가 된다.
두산은 8일 한화 이글스전 선발로 라울 알칸타라를 내세웠다. 11경기 6승(3위) 3패 평균자책점 1.98(4위)로 에이스 역할을 120% 해주고 있다. 이에 맞서는 한화 선발은 김민우다. 최근 2경기에서 각각 9실점·5실점 조기 강판 수모를 겪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