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기도의 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전국의 사역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로 주춤했던 학교기도 불씨운동이 최근 코로나 종식과 함께 확산되고 있다.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원조는 부산이다. 2016년 부산의 지역교회와 선교단체 청소년 담당자들이 의기투합해 운동을 태동시켰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각 학교에서 활동 중인 기도모임 소속 학생들을 중심으로 집회를 열었다. 학기 중반 무렵이 되면 ‘힘들다’라거나 ‘지친다’고 토로하는 학생들을 독려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학교가 기도로 출렁이기를 바라며 ‘더 웨이브’라는 집회 이름도 붙였다. 집회에 모인 학생들은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며 용기를 얻었다. 학생들은 기도모임 활성화의 노하우를 나누며 스스로 집회를 발전시켰다. 어른 사역자들은 별도의 대표자를 세우지 않고 모임의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내어줬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집회는 활기를 띠었다. 700명이던 1차 집회 참석자 수가 4차에는 4500명으로 증가했다. 4차 집회에서만 2000명의 학생이 학교로 돌아가 기도모임을 세우겠다고 결심 카드를 제출했다. 부산을 넘어 전국 단위의 관심이 모였다. 창원 남해 대구 김포 등에서 문의가 들어왔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계획이 무산됐다. 부산에서도 오프라인 집회가 중단됐다. 각 학교에 세워졌던 기도모임들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병행 과정에서 위축되고 말았다.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회계를 맡고 있는 홍정수(참사랑교회 청소년부 디렉터) 목사는 “코로나 이전에 기도모임의 대표가 누군지, 어떤 학생이 모이는지 파악할 수 있는 학교가 174군데였다”며 “코로나를 지나면서 파악되는 학교가 59군데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엔데믹과 함께 꺼진 줄 알았던 학교기도 불씨운동이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열린 오프라인 집회에 500여명이 모인 것. 지난 3월 열린 14차 집회에는 1000여명이 모여 운동이 재확산 되는 조짐을 보였다. 코로나 이후 이 운동에 가장 큰 변화는 부산이라는 지역의 경계를 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이 운동을 모티브로 서울에서 열린 ‘더 라이트’ 집회가 대표적이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린 더 라이트 집회에는 부산의 노하우가 그대로 옮겨졌다. 4천여명의 청소년이 모여 학원선교사로 결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9월과 10월 철원과 제주, 양양에서 열린 ‘웨이크업’ 집회도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일환이다. 이 집회는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대표 최새롬 목사)이 주관했는데 부산의 사역자들과 협력을 통해 행사의 기틀을 잡았다. 웨이크업은 올해 2월 경기 남부에서도 열렸는데 40여개 학교에서 온 37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은 오는 8월 26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교회(주현신 목사)에서 2차 경기 남부 집회를 연다.
오는 9월 9일에는 ‘더 웨이브 창원’ 집회가 가음정교회(제인호 목사)에서 열린다. 홍 목사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기도모임은 신앙 성장의 발판이자 다음세대 전도의 중요한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역교회와 함께하는 학생 자발 운동을 지향한다면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노하우를 얼마든지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구와 목포와 김포 등에서도 기도집회를 세우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교에 기도모임을 세우는 스쿨처치 사역자 나도움(스탠드그라운드) 목사는 “한국 학생들의 평균 등하교 시간을 기준으로 초등학생은 하루 6시간 중학생은 8시간 고등학생은 12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며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새롬(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 목사는 “출산율이 0명대에 진입하면서 이제는 결혼과 출산으로 교회학교 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교회들도 다음세대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 전략의 핵심은 학교”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8월 7~9일, 10~12일 대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에서 2차에 걸쳐 ‘네임리스 캠프’가 열린다. 2019년 기독학생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캠프는 ‘다음세대를 예수님의 제자로 세우는 캠프’를 모티브로 한다. 캠프에는 학교 기도모임 참가 학생들을 중심으로 청년 대학생과 직장인들까지 폭넓게 참여한다. 나도움 박모세 목사가 디렉터로 행사 전반을 진행하며 홍민기 이성형 오장석 최창수 김현철 목사, 김선교 선교사 등이 말씀을 전한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