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태풍 ‘구촐’의 예상 경로로 들어간 일본에 또 한 번의 ‘경보급 폭우’가 예고됐다. 일본은 초여름부터 2주 연속으로 태풍 접근에 따른 ‘물폭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구촐의 예상 경로는 한국‧일본의 기상 관측에서 모두 비슷하게 제시되고 있다. 우리 기상청은 7일 오후 4시 태풍 통보문에서 “구촐이 오후 3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3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로 서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촐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된 향신료의 이름으로, 지난 6일 밤 9시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했다.
구촐의 현재 중심기압은 99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초속 24m(시속 86㎞)로 측정됐다. 강도는 마닐라 동쪽 약 1230㎞까지 다가갈 8일 오전 3시 ‘중’으로, 마닐라 동북동쪽 1060㎞ 부근 해상으로 접근할 9일 오전 3시 ‘강’으로 연이어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촐은 10일 오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84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한 뒤 서진하던 기존의 방향을 틀어 북동진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이 예상 경로를 따라가면 구촐은 일본으로 향해 한반도로 상륙하지 않는다.
일본은 2주 연속으로 태풍에서 휩쓸려 올라온 비바람을 맞을 수 있다. 이미 지난 2일 전후 제2호 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2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도쿄‧오사카 사이를 잇는 고속철도 도카이도 신칸센의 상하행선 모든 구간의 운행을 중단했다.
일본기상협회는 “8~9일 ‘경보급 폭우’가 예상된다. 태풍의 북상을 따라 장마전선이 서쪽에서 점차 북상해 혼슈까지 확장될 것”이라며 “규슈와 시코쿠에서 8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일본기상협회는 구촐의 영향으로 규슈부터 수도 도쿄도를 포함한 혼슈 간토에 걸쳐 넓게 발달한 비구름이 9일까지 강우를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마와르의 접근 때와 마찬가지로 200㎜의 강수량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기상협회는 “구촐이 11일부터 일본 남쪽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13일 이후의 진행 방향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동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