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독립영화관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 남긴 민주주의와 영상예술의 상호작용에 관한 의미를 모색하는 ‘VOTE, VIDEO/비디오에 투표하라!’ 영화제를 6월~11월까지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운영하는 광주독립영화관은 그동안 5월 기념주간에만 집중해 치러온 관행적 5·18 행사에서 탈피하기 위해 이번 영화제를 새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제 명칭 중 ‘VOTE’는 1980년 광주항쟁이 촉발한 1987년 민주주의 체제를, VIDEO는 1980년대 광주비디오 상영운동을 통해 한국문화운동사에 대전환을 가져온 영상예술을 가리킨다고 덧붙였다.
5·18의 단순한 동어반복에서 벗어나 43년 전 5·18이 이끈 민주주의를 영상예술로 실천한다는 것이다.
광주 5·18 비디오는 1981년 미국 한인사회가 제작해 1985년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전파한 ‘오, 광주!’가 대표적이다.
장용주 신부가 비밀리에 입수해 1987년 11월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공개한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1995년 8월 한국민족예술단체 총연합에서 제작한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2’ 등도 있다.
광주독립영화관은 9일 첫 영화로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상영에 이어 공개 구술 아카이브 행사 ‘광주비디오의 숨은 제작자들’을 진행한다.
비디오 제작 과정에서 기술총괄을 맡았던 임무택 사진가와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실무기획을 맡았던 김양래 전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가 참석해 당시 상황을 들려준다.
영화제는 7월 첫사랑에 실패한 자들만이 알 수 있는 도시, 8월 엘리트가 아니기에 지워진 민중들, 9월 광주만의 5·18, 10월 5·18로 강력해진 지역 엘리트 유지 체제, 11월 5·18의 국외자들 상영으로 이어진다.
이상훈 이사장은 “5·18은 세계 민주주의사에 헌정된 사건이고, 광주비디오 상영 운동은 오락적 분야에만 머물던 영화 제작의 시선을 사회적 사건으로 옮긴 한국영화사의 획기적 전환점이 됐다“며 ”5·18 연구와 사업에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