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의 ‘현재’와 ‘미래’가 격돌한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역대 최장 세계랭킹 1위 기록을 보유한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3위·세르비아)와 현 세계랭킹 1위이자 차세대 선두주자인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4강에서 맞붙는다.
알카라스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8강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를 3대 0(6-2 6-1 7-6<7-5>)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에 앞서 조코비치도 8강에서 카렌 하차노프(11위·러시아)를 3대 1(4-6 7-6<7-0> 6-2 6-4)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프랑스오픈에서만 14차례 우승한 ‘흙신’ 라파엘 나달(15위·스페인)이 고질적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가운데, 조코비치와 알카라스의 맞대결은 사실상 결승전으로 여겨진다.
조코비치는 의심의 여지 없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 나달과 함께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22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남녀 테니스 통틀어 역대 최장기간(387주) 세계랭킹 1위 기록을 보유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나달을 제치고 메이저대회 최다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선다.
2003년 5월생인 알카라스는 현 세계랭킹 1위이자, 남자 테니스 최고의 신성이다. 2022시즌 US오픈을 제패하며 지난해 9월 12일 역대 최연소 세계 1위에 올랐고, 연말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 또한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클레이코트에 강한 모습을 보여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프로 데뷔 후 거둔 10번의 우승 중 7번이 클레이코트에서였다. 올 시즌도 4개 우승 중 3개 대회가 클레이코트였다. 이 때문에 조국의 선배이자 롤모델인 나달의 후계자로도 불린다.
세계랭킹 1위를 둔 베테랑과 신성의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이기도 하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조코비치가 자신의 세 번째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두 사람은 딱 한 차례 맞붙었다. 알카라스가 지난해 ATP 마스터스 1000 마드리드오픈에서 2대 1(6-7<5-7> 7-5 7-6<7-5>)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도 클레이코트 4강전이었다. 알카라스가 승리하긴 했지만 매 세트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알카라스는 4강 진출 후 “이 경기는 모두가 보고 싶었던 경기였고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최고의 선수를 꺾어야 한다. 조코비치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9일 9시45분에 4강전을 치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