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 발생 비상…제주도 농업재해대책상황실 가동

입력 2023-06-07 14:06

올해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를 동반하는 ‘슈퍼 엘니뇨’ 발생이 전망됨에 따라 제주도가 전 농축산 부서를 중심으로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가동하고, 유관기관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도는 지난 5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을 비롯해 제주시와 서귀포시, 제주기상청, 농어촌공사,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감귤연구소 등 도내 농업 유관기관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극단적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재해 대응 대책회의’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슈퍼 엘니뇨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치로, 농업재해에 대비해 6월부터 준비태세에 돌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회의에선 농업재해 발생시 조치 매뉴얼 정비, 병해충 예찰 강화, 기상 특보 및 재해 발생시 대응 방안 신속 전파 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논의됐다.

이에따라 도는 이달 15일까지 재해 조치 매뉴얼 정비를 완료하고, 도 전체 농업재해 담당자를 대상으로 최종 매뉴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달 중 농업재해 조사 복구 요령 워크숍도 마련한다.

기상 특보와 대응 방안을 신속히 전파하기 위해 농업기술원, 축산진흥원, 농협 등과 공조 체계를 유지하고, 조사 및 복구에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했다.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확대를 위한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9월 30일까지 농축산식품국장을 총괄실장으로 하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가동한다.

엘니뇨는 중태평양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7~9월 엘니뇨 발달 가능성을 80%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는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폭염, 집중호우, 태풍 강도가 평년보다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일반적으로 엘니뇨가 시작되면 우리나라 남부지방은 7~8월 강수량이 많아진다. 하지만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면 여름철 고온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 사육두수가 많은 제주의 경우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축산업에 피해가 우려된다.

잦은 집중호우나 9월 태풍은 수확을 앞둔 감귤과 이 시기 파종이 이뤄지는 겨울채소 생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주는 전국 겨울채소 공급량의 60%를 차지한다.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7일 “올 하반기에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극단적 이상기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상기구의 전망이 있다”며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최소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