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쇼핑몰 본격화 되나…도시계획 변경 추진

입력 2023-06-06 12:54 수정 2023-06-06 13:17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이 순풍에 돛을 달고 있다. 국내 유통 빅3가 출점에 경쟁적으로 나선 가운데 금명간 도시계획 변경과 제3자 공모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6일 광주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더 현대 광주’ 입점을 추진 중인 임동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의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사전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 측은 서울 여의도에 개점한 ‘더 현대 서울’보다 1.5배 큰 복합쇼핑몰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11월 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토지가치 상승분의 공공기여 비율과 부지 내 문화유산 보전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절충하고 있다.

시는 3월 국제설계 공모에서 덴마크 건축회사가 출품한 ‘모두를 위한 도시(City For All)’를 당선작으로 선정한 데 이어 늦어도 7월까지 해당 부지 개발사업자 휴먼스홀딩스 PFV와 사전협상을 마치기로 했다.

현재 사업자 측과 지구단위 계획변경에 따라 상승하는 땅값의 50% 안팎을 공공기여금으로 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 측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을 덜기 위해 협상을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와 현대 측은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사전협상과 최종 협약 결과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공업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바꾸는 데 따른 법적 인·허가 절차와 환경·교통 영향평가 등을 끝낸 뒤 2024년 연말 안에 ‘더 현대 광주’ 착공식을 치른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사업 연륜을 집약해 5가지 문화테마를 담게 될 복합쇼핑몰 인근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이어져 온 지역 방직산업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역사문화공원’과 세계적 규모의 특급호텔, 프리미엄 영화관 등도 함께 들어서게 된다.


신세계그룹의 어등산 관광단지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건립사업은 이르면 다음 달 공모 절차를 밟는다. 신세계는 리조트와 쇼핑몰을 포함한 대형 쇼핑단지를 만들기 위한 사업제안서를 지난해 12월 시에 제출했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역시 스타필드 하남 46만㎡, 스타필드 고양 36만㎡보다 큰 54만㎡ 규모다. 신세계는 이곳에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휴양·레저 시설을 골고루 갖춘 체류형 복합공간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계열사인 광주신세계는 광천동 현 백화점 부지와 인근 아파트 모델하우스 부지를 합친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건립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2일부터 ‘복합시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결정’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 중이다. 시는 앞서 기존 백화점의 구체적 활용방안 제시, 지하차도 기부채납, 육교 철거 등 8개 조건을 내걸고 3월 말 조건부로 ‘도시관리 계획 입안’에 동의한 상태다.

시는 신세계 측의 조치방안 등을 반영한 도로·교통 분야 심의안을 마련하고 도시·건축 공동위원회 심의절차를 곧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광주 우치공원 등을 실시한 롯데백화점그룹은 광주·전남은 물론 전북의 소비층까지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지만, 공식 제안서 제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권 복합쇼핑몰 유치와 관련, 시는 원만한 건립사업과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공약 이행을 위해 주변 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을 공식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그동안 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을 둘러싼 특혜 시비를 막기 위해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인·허가 절차를 추진한다는 원칙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대기업 러브콜에 이어 ‘정중동’의 움직임 속에 법적 절차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유통 빅3가 각자 복합쇼핑몰을 세우게 될지 아니면 한 두 곳이 경쟁하게 될지 미지수지만 일단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