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에서 5일 발생한 지진으로 진동을 느끼거나 충격음을 들었다는 신고가 빗발쳤지만 인접한 전주를 포함한 주변 지역으로 재난 문자는 발송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SNS에서 “북한 발사체 오발령도 내면서 지진 위험을 알리는 재난 문자는 발송되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원성이 나오고 있다. 이날 재난 문자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발송되지 않았다.
지진은 이날 낮 12시42분18초 완주 남쪽 15㎞ 지점 내륙에서 규모 2.1로 발생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지점을 북위 35.77도, 동경 127.18도, 지진 발생 깊이를 5㎞로 관측했다. 발생 지점은 전주 완산구와 가까운 곳이다.
기상청은 전북의 계기 진도 최대 규모를 3으로 측정했다. 진도 3에서 실내나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한 진동을 느끼고, 정지한 차가 흔들릴 수 있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인근 지역에서 지진동을 느낄 수 있다”며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진 발생 직후 전북소방본부로 주민 신고가 잇따랐다. 신고자들은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거나 “흔들림을 느꼈다”며 지진 발생 여부를 문의했다. 지진 발생 깊이가 5㎞로 지표면과 가까워 상대적으로 많은 주민이 지진동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난 문자는 대부분 완주 주민에게 발송됐다. 사실상 같은 생활권에 있는 전주 완산구 주민들은 재난 문자를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바닥이 쿵 하고 꺼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재난 문자는 한 통도 오지 않았다” “위험 경고는 요란스러워도 좋다고 생각한다. 날아오지도 않은 북한 발사체로 서울에서 오발령을 내면서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도시에선 지진이 나도 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수업 도중 건물이 흔들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뒤늦게 재난 문자가 수신됐다”며 ‘지각 발송’을 지적했다.
전북도는 완주과 전주에 재난 문자를 다르게 발송한 이유로 지진의 규모를 지목했다. 기상청은 지진 규모 3.5 이상에서, 지방자치단체는 통상 3.0 이상에서 재난 문자를 발송한다.
도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재난 문자 발송 여부를 결정한다. 심각한 재난이 아닌 상황에서 더 넓은 지역의 주민에게 재난 문자를 발송하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