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 56명이 새벽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19가 도착하기 전에 경비원과 30대 입주민이 주민들을 신속하게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4일 오전 5시2분쯤 서울 강서구 공항동 13층짜리 오피스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화재경보음이 작동하자 건물 1층 주차장에서 근무하던 경비원은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화재가 난 8층에서 살고 있던 30대 남성은 소방대원들이 도착하기 전에 8~10층에 있는 다른 집의 문을 두드리며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화재 직후 주민들을 대피시킨 건 박진우씨. 그는 YTN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도 대피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한 가구라도 더 알리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차량 29대와 인력 101명을 투입해 30여분 만인 오전 5시33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의 원인을 모기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8층에 사는 김모(64)씨가 방 한가운데 모기향을 피워놓았다가 주변 가연성 물질에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사는 오피스텔 26㎡ 중 20㎡가 불에 탔다. 김씨는 연기를 마시고 엉덩이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