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타수 10안타 0홈런…끝내 ‘선물’ 못 받은 한화 팬들

입력 2023-05-31 20:35
한화 이글스에서 웨이버 공시 요청된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레디. 한화 이글스 제공

“팀 목표 달성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 팬들을 위해 홈런을 선물하고 싶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결국 짐을 쌌다. 일발 장타로 중심타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80타수 10안타 타율 0.125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방출됐다. 입단 당시 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던 홈런은 한 개도 못 쳤다.

한화는 3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오그레디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속히 대체 외인을 팀에 합류시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오그레디는 지난해 12월 21일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9년엔 마이너리그 트리플A 소속으로 28홈런을 때려냈고 지난해에도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손혁 단장은 오그레디의 장타력과 성실성을 높이 샀다. 일본 무대 경험이 한국 적응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일본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겪으며 성장했으리란 기대였다.

발목을 잡은 건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었다. 시범경기부터 조짐이 보였다. 홈런은 3개를 기록했지만 타율은 1할대 초반에 그쳤다. 정규시즌에 돌입한 뒤에도 나아질 기미는 없었다. 첫 17경기에서 타율 0.127로 고전하다 퓨처스리그(2군)행을 통보받았다.

한 번 떨어진 타격감은 퓨처스에서도 좀처럼 살아날 줄 몰랐다. 1군에 다시 콜업된 뒤에도 17타수 2안타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그는 다시 2군으로 향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86타석에 들어선 그는 46.5%라는 기록적 삼진율을 달성했다. 볼넷 5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 40개를 당했다. 장타는 2루타 3개가 전부였고 홈런은 0개였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