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이성만, 민주 행사서 술·노래…與 “위장 탈당”

입력 2023-05-31 16:34
30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이성만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탈당한 이성만 의원이 최근 민주당 여성 당원 행사 뒤풀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도 불렀다. 국민의힘은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상황에 술판을 벌이고 노래를 부르며 호의호식할 때냐”는 비판이 나왔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26~27일 인천 강화군의 한 리조트에서 시당 여성위원회 소속 당원 약 70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민주당 인천시당 여성위원장, 여성 지방의원 등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 의원은 이날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진행된 비공식 뒤풀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이 의원실 측은 “뒤풀이 자리에 지인이 초청해서 잠깐 얼굴 보러 간 것”이라며 “술 마시고 노래도 한 게 맞는데 (국민의힘의 주장대로) 춤을 추진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시당에서 이 의원을 공식적으로 초대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지난 3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위장 탈당’을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찬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장외집회에 나가 ‘쩐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검찰의 ‘정치기획쇼’라는 황당한 주장을 편 것도 모자라, 선당후사 하겠다며 탈당한 민주당 행사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니 스스로 ‘위장 탈당’을 인정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지금 이 의원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돈 봉투를 받은 게 들통나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상황”이라며 “아무리 민주당에 ‘반성 DNA’가 없다고 해도 이 의원이 술판을 벌이고 노래를 부르며 호의호식할 때인가. ‘위장 탈당’을 훈장으로 착각하지 말라. 이 의원은 민주주의를 유린한 범죄 혐의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후보이던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경선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제공한 혐의와 후보 캠프 관계자와 지역 본부장들에게 현금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 3일 “국민 여러분과 지역구, 당에 이런 물의를 일으킨 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 의원과 자진 탈당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같은 의혹이 불거진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현직 국회의원은 불체포특권이 있어 국회에서 체포 동의안이 통과돼야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할 수 있다.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6월 임시국회 첫 번째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6월 12일 진행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