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체 남하, 태풍은 북상… 공포에 떤 오키나와

입력 2023-05-31 13:53
일본 항공자위대원들이 31일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기지에서 북한 발사체의 남하에 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오키나와섬 주민은 북한 우주발사체의 낙하 가능성을 피하면서 대만 동쪽 해상으로부터 북상하는 제2호 태풍 ‘마와르’를 대비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일본 정부는 31일(한국시간) 새벽 오키나와현에 대한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을 가동하고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에게 건물 안이나 지하로 피난하도록 명령했다. 전국순시경보시스템은 인공위성을 활용해 특정 지방자치단체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는 일본 정부의 경보 체계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27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우주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발사체 1발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어청도는 전북 군산에서 서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섬이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현에 내렸던 대피 명령을 30여분 만에 해제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가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일본에 낙하하는 발사체를 요격할 수 있는 파괴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발령한 상태였다. 방위성은 지난달 오키나와현의 일부인 미야코지마섬, 이시가키지마섬, 요나구니지마섬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했다.

기상청은 31일 오전 10시 태풍 통보문에서 “마와르가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5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8㎞로 북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홈페이지

북한에서 발사체가 남하할 때 오키나와 서남쪽 해상에서는 마와르가 다가왔다. 우리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태풍 통보문에서 “마와르가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동쪽 약 5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8㎞로 북북동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괌 동남쪽 해상에서 지난 20일 발생해 북서진하던 마와르는 대만 동쪽 해상에서 급격하게 방향을 틀어 북동진하고 있다. 한때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했던 마와르의 강도는 다소 약화됐지만 여전히 ‘강’ 수준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마와르는 오는 6월 1일 오전 9시 오키나와 남서쪽 약 360㎞ 부근 해상까지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까지 마와르는 중심기압 970hPa에 초속 35m의 바람을 일으키는 강한 태풍으로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