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 분야서도 수출통제 활용…中 견제 전략

입력 2023-05-31 06:19

미국이 우주 분야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고 중국의 우주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 문서를 공개했다. 평화적 목적의 탐사 및 개발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우주를 이용한 경쟁국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수출통제 조치를 활용하기로 했다.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우주 외교의 목표와 정책 방향을 설명한 37쪽 분량의 ‘우주 외교를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 문서를 발표했다. 문서는 “평화적 목적의 우주 탐사 및 이용에서 미국의 우주 리더십을 촉진하고 미국 및 동맹국의 안보 우선순위를 진전시킬 것”이라며 “우주 활동에 대한 규칙 기반의 프레임워크를 추구하고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우주를 위한 외교’ ‘외교를 위한 우주’ ‘우주 외교 관련 인적 역량 강화’ 등을 3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국무부는 특히 “우주를 위한 위협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제적 파트너십 구축, 우주에서의 규칙 기반 세계 질서 확산 등을 언급했다. 이를 위해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유엔위원회(UNCOPUOS) 등 다자 무대에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아르테미스 협정을 토대로 우주 탐사 및 우주 자원 사용 등에 대한 국제 거버넌스 논의를 형성하는 것을 외교 목표로 제시했다.

국무부는 의도하지 않은 분쟁이나 긴장 고조를 줄이기 위해 수출 통제를 더 구체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상업적인 우주, 전략적 경쟁, 비확산, 기술 이전, 수출통제 등과 관련한 전방위적인 외교도 추구할 것”이라며 “적절할 경우 우주 관련 문제나 활동, 프로그램 등을 외국 정부 최고위급에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또 위성 이미지 등 우주 관련 기술을 기후 변화, 위기관리 및 분쟁 예방, 군비 통제 준수 확인, 전쟁범죄 및 인권 침해 증거 수집 등 외교 목표 달성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우주 리더십을 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 이니셔티브로, 최초의 우주 외교 전략 프레임워크”라며 “이를 통해 아르테미스 협정, 위성 공격 무기에 대한 반대 공약 등을 포함해 서로 이익이 되는 우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우주 전략 프레임워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무부는 문서에서 “미국의 경쟁자들은 우주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약화하기 위해 조직, 훈련, 장비를 갖추고 있다”며 중국을 지목했다. 또 중국이 2045년까지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수준 우주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군사·기술·경제·외교 등 분야에서 미국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국가정보국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도 인용했다.

국무부의 문서 발표는 중국이 유인우주선 선저우 16호를 발사한 직후였다.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상당한 우주 역량을 입증했다”며 “중국과 같은 우주 행위자들은 우주 활동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